도서관 예산 삭감 안돼…미래 위한 투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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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서관협회는 내년 창립 80주년을 맞으며, 일부 보수 및 종교 단체의 도서관 도서 검열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곽승진 회장은 도서관의 질적 성장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거점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전국에 2만여 곳 이상의 도서관이 있지만,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도서 구입비 감소로 이어져 출판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마지막으로, 곽 회장은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를 2026년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 도서관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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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진 한국도서관협회장
전국에 도서관 2만2000곳
지난해 이용자만 2억명 넘는
독서·문화활동 핵심 공간
국민들 삶의 질과 직결되죠
도서 검열은 지적자유 침해

곽승진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이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책을 펼친 채 웃고 있다. 이충우 기자

곽승진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이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책을 펼친 채 웃고 있다. 이충우 기자

한국도서관협회는 1945년 광복 이후 15일 만에 세워져 내년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도서관은 격동의 시기에도 대한민국과 함께 시작하고 성장해왔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만난 곽승진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은 도서관의 현주소와 미래 비전을 들려줬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논란이 된 '도서관 검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일부 보수 및 종교단체가 도서관 도서에 대한 검열, 폐기, 열람 제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는 지적자유 침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을 선정할 때 도서관마다 선정위원회를 두고 심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이제 도서관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질적 성장은 도서관을 하나의 복합 문화 공간이자 지역 공동체의 허브로 만드는 것에 달려 있다. 규모가 큰 도서관의 거점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도서관 규모가 어느 정도 커야지만 허가를 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도서관은 '작은 도서관'에서 2시간 머물며 책을 읽고 공부하는 곳이라기보다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5시간 이상 머물며 소통하면서 사서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도서관도 고급화·거점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국에는 작은도서관까지 포함해 총 2만2000여 곳의 도서관이 있다. 이 중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이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작년 기준 1271곳으로 평균 소장 도서가 9만7608권 수준이다. 미국은 9000여 곳, 영국 3000여 곳, 일본이 3300곳 이상의 공공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곽 회장은 "작년 국내 공공도서관 이용자 수는 약 2억200만명으로 박물관, 미술관, 영화관, 야구장과 비교할 때 가장 이용자 수가 많다"며 "도서관에 대한 투자는 곧 시민 삶의 질을 높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정부가 독서·서점·도서관·출판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며 어려움에 처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도서관 정책 개발 및 서비스 환경 개선' 예산을 지난해에 견줘 52억4000만원, '도서관 기반 조성' 예산을 30억원 넘게 삭감했다. 기반시설 확충뿐 아니라 도서관의 핵심 활동인 각종 문화 프로그램 운영이 타격을 받게 됐다. 이 같은 예산 삭감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시뿐 아니라 고양시, 동두천시 등이 공립작은도서관 지원 축소 및 폐관을 추진하고 있다.

곽 회장은 "올해 협회는 공공도서관은 물론 작은도서관의 어려운 상황을 돕기 위해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을 유치해 700개 기관에 70억원 규모 인문학 프로그램을 추진했다"면서도 "이러한 협회의 노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내년에는 국회와 함께 도서관 관련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의 예산 삭감은 결국 도서구입비 감소로 이어지는데 이는 이용자들이 독서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출판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도서구입비 확충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작년 7월 취임 이후 곽 회장은 자신의 성과로 2년여간 유명무실화된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를 재구성한 점과 42년째 동결돼 있던 사서 수당을 인상한 점을 꼽았다. 국가도서관위원회를 재구성해 도서관 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수립·심의·조정했고, 2년여간 공석이던국립중앙도서관장을 지난 6월 임명되도록 힘썼다.

세계 도서관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를 20년 만인 2026년 한국에 유치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한국 도서관의 우수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K라이브러리'로 브랜딩해 해외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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