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IPO 뜻밖의 수혜…“자선단체로 수백억달러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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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IPO 뜻밖의 수혜…“자선단체로 수백억달러 흘러”

입력 : 2026.06.15 10:31

스페이스X·오픈AI·앤트로픽 등 IPO
잭팟 터뜨린 기업·직원 기부 행렬
돈 많이 벌어 최대한 많은 善 베푸는
샌프란 특유 ‘효율적 이타주의’ 문화

자산의 최소 8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앤트로픽 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AFP연합뉴스

자산의 최소 8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앤트로픽 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가운데, 앞으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AI 기업들의 IPO가 예정되며 자본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 대형 IPO를 통해 자선단체나 비영리재단이 뜻밖의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대표적으로 잭팟을 터뜨릴 곳은 오픈AI의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오픈AI 파운데이션(OpenAI Foundation)이다. 이 재단의 지분 가치는 18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세계 최대 자선 기금인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 자산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재단 측은 상장 후 1년간 생명과학과 질병 퇴치 연구에 최소 10억 달러를 즉각 집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스페이스X와 오픈AI 등 올해 IPO를 거치는 기업의 직원들은 어떤 분야에 어떻게 기부할지 등을 두고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자선단체들도 IPO로 잿팟을 터뜨린 기업과 개인들의 자금 유치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기부자문기금 업체 ‘대피(Daffy)’의 아담 내쉬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AI 테크 기업들의 IPO는 단순히 부의 창출을 넘어 자선단체 등에 수백억 달러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유입되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서 2012년 페이스북 상장 이후 발생했던 대규모 기부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당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과 부인 프리실라 챈, 공동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부인 캐리 튜나 등은 막대한 자산을 바탕으로 자선 활동에 나섰다.

페이스북 상장 당시와 이듬해 저커버그와 챈은 페이스북 주식 1800만주를 실리콘밸리 커뮤니티 파운데이션(SVCF)에 기부했다. SVCF는 기부금을 모아 관리하고, 비영리단체에 배분하는 기관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기부자들은 이미 미국 전국 평균보다 더 많은 기부를 행하고 있다. 2024년 피델리티 기부 부문을 통한 샌프란시스코의 평균 기부금은 1만6930달러로 전국 평균의 3배에 달했다. 이 자금 중 약 40%가 지역 기부 단체에 전달됐다.

또 다른 IPO 대어인 앤트로픽 창업자 7명은 보유 자산의 최소 8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확언한 상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기준 앤트로픽의 몸값은 9650억달러(144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앤트로픽은 임직원들이 보유 지분을 기부할 경우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얹어주는 ‘1대1 매칭 기부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수년간은 기부액의 4배를 회사가 추가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기도 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창업자는 “록펠러나 카네기와 같은 과거 산업가들이 사회적 책무를 다했듯, AI 경제 호황의 최전선에 선 테크기업 창업자들은 자신들이 쥔 막대한 부와 권력을 사회에 기꺼이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영향력이 커진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사회 운동은 이런 기부 행렬을 더 북돋는 계기가 되고 있다. ‘효율적 이타주의’는 돈을 많이 벌어 최대한 많은 선을 행한다는 ‘기부를 위한 수익 창출(Earning to Give)’을 주요 가치로 삼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이 ‘기부자문기금’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부자문기금’은 기부자가 현금이나 주식을 한 번에 해당 기금에 넣고, 세제 혜택을 받은 뒤 원하는 시점에 여러 자선단체에 나눠 기부할 수 있는 방식을 뜻한다.

SVCF의 니콜 테일러 CEO는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통한 IPO 대박이 여러 차례 새로운 기부 물결을 만들어 왔다고 설명한다. 그는 “휴렛과 패커드 시절부터 소셜미디어 시대, 그리고 AI 시대까지 반복되는 공통점은 기부자들이 변화를 만들고 싶어 하고, 그것을 대규모로 실행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과거 세대의 기부자들이 모교나 종교기관, 지역 비영리단체를 중심으로 후원했다면, 밀레니얼 세대 기부자들은 기후변화, 교육, 부의 불평등 같은 구조적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자선단체 기부 뿐만 아니라 정치 후원, 새로운 기업 창업 등 다양한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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