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한 팀에서 동시에 2명의 KBO 신인드래프트 지명자가 배출됐다. 경기 일산자이언츠유소년야구단 출신 이민준(휘문고·왼쪽)과 최현우(배명고·오른쪽)다. 사진은 2020년 제9회 인제군수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준우승 직후 기념 촬영. 사진 제공|대한유소년야구연맹
일산자이언츠유소년야구단, 유소년야구 역사상 최초 한 팀 2명 동반 배출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8명 지명자 배출
‘공부하는 야구’를 지향하며 올해로 설립 15년째를 맞이한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야구 선수를 8명이나 배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이서준(4라운드 전체 39순위·삼성 라이온즈)을 비롯해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출신 8명이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8명이다.
특히 경기 일산자이언츠유소년야구단(최영수 감독)은 유소년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2명의 지명자를 배출했다.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최현우(배명고)와 KT 위즈에 호명된 이민준(휘문고)이다. 우완 정통파인 최현우와 좌완 정통파인 이민준은 둘 다 키 190cm, 몸무게 90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파워 피처 최현우는 고교 3년 동안 8승, 평균자책점(ERA) 2.41을 기록한 서울지역 에이스고, 이민준은 양천중 시절부터 투타를 겸비한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2020년 제4회 한국컵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활약한 인천남동구유소년야구단 출신 이서준(인천고). 삼성에 지명됐다. 사진 제공|대한유소년야구연맹
4라운드 전체 39순위 이서준(인천 남동구유소년야구단)
6라운드 전체 51순위 최현우(경기 일산자이언츠유소년야구단)
6라운드 전체 53순위 하동준(경기 평택안중유소년야구단)
6라운드 전체 60순위 지현(인천 연수MBC)
9라운드 전체 81순위 유정택(경기 남양주야놀유소년야구단)
9라운드 전체 83순위 이재환(경남 함안BSC)
9라운드 전체 86순위 이민준(경기 일산자이언츠유소년야구단)
9라운드 전체 87순위 심건보(서울 성북구유소년야구단)
4라운드 전체 39순위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이서준은 키 189㎝, 몸무게 95㎏의 탄탄한 피지컬에서 나오는 힘 있는 구위가 인상적인 투수다. 인천고 황금 멤버의 일원으로, 상대 타자와 정면승부를 좋아하고, 공격적으로 투구한다. 큰 키에서 뿜어내는 최고 시속 149㎞의 직구뿐 아니라 각이 큰 커브가 일품이고, 구위 역시 묵직해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2018년 전국유소년야구대회 당시 초등학교 5학년으로 MVP를 차지한 평택안중유소년야구단 출신 하동준(라온고). 사진 제공|대한유소년야구연맹
6라운드 전체 53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189㎝의 장신 좌완 하동준은 중앙대 수석코치 출신인 유영대 감독(현 경기 의정부경민유소년야구단)의 지도로 야구를 시작했으며, 초등학교 5학년 때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를 받았을 정도로 특출한 재능을 자랑했다. 탁월한 운동 능력을 갖췄고, 다이내믹한 투구폼으로 최고 시속 147km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등의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2015년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오키나와 대표팀(제4기) 시절 남양주야놀유소년야구단 소속이던 유정택(고려대). 사진 제공|대한유소년야구연맹
초등학교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은 경기 남양주야놀유소년야구단(권오현 감독) 출신 유정택(고려대·키움 지명)은 5툴 플레이어이자, 대학 최고의 내야수로 통한다. 고교 동기인 KIA 타이거즈 김도영, 롯데 자이언츠 한태양과 고교 최고의 내야수 자리를 경쟁했다. 야구 명문 덕수고에서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이미 서울권에선 유명한 선수였다. 포수 말고는 모든 포지션이 가능할 정도로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으며, 운동신경도 뛰어나다. 고교 1학년 때 제4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신일고전에서 신월야구장 오른쪽 그물 상단을 맞히는 125m짜리 대형 홈런을 터트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롤모델인 제물포고 에이스 지현(KIA 지명)은 올해 15경기에서 65.1이닝을 던지며 6승2패, ERA 2.22, 이닝당 출루허용(WHIP) 0.77을 기록했다. 탈삼진 76개, 볼넷 9개의 엄청난 수치에서 드러나듯 구위와 제구력 모두 눈에 띈다.
KBO 신인 1차지명 출신 장현석(다저스)과 이율예(SSG 랜더스)를 연속으로 배출한 경남 함안BSC(김문한 감독)의 올해 히트작인 물금고 외야수 이재환(한화 지명)은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뛰어난 타격 실력을 보여주는 한편 마무리 투수로도 활약했다. 올해 강팀으로 성장한 물금고의 주역이다.
유정택과 더불어 대학 최고의 내야수로 평가받은 심건보(한양대·두산 베어스 지명)는 서울 성북구유소년야구단(황윤제 감독)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대학 통산 64경기에서 타율 0.327, 3홈런, 39타점의 빼어난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준수한 타격과 안정적인 내야 수비력을 겸비해 제31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한 해 동시에 2명의 프로야구 신인을 배출한 일산자이언츠유소년야구단 최영수 감독은 “초등학교 때부터 두 선수 다 워낙 체격이 남달랐다. (최)현우는 낙천적인 성격에 야구를 즐기면서 하는 선수였고, (이)민준이는 주장으로서 지도하는 대로 잘 습득하는 성실한 선수였다. 앞으로 프로에 가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이상근 회장은 “올해보다 내년을 기대한다”며 “우리 연맹 출신으로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비율은 현재 10% 정도다.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유소년야구의 성장세는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점점 비율이 늘고 있다. 좋은 선수가 점점 더 많이 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시스템의 장점은 선수반과 취미특기반의 조화인데,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부문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프로야구선수가 된 것을 축하하며, 행복한 선수의 길을 걷기를 유소년야구 선수와 학부모를 대표해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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