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익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석유·가스 산업의 모든 것
알기 쉬운 설명으로 풀어내
최근 경북 포항 영일만 심해가스전 개발을 위한 1차 시추 탐사가 본격화하면서 대한민국이 산유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다. 앞서 지난 6월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미국 심해자원평가기업인 액트지오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동해 울릉분지 일대 심해에 35억~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사용량 기준으로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4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이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1차 시추탐사를 통해 지하 1㎞까지 시추공을 뚫어 암석층을 확보하고, 시료의 성분을 분석해 심해에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 자원의 매장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1차 시추탐사에 들어가는 비용만 약 1000억원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여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야만 향후 사업이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뜻하는 ‘유전개발사업출자’ 부문 예산 505억원 중 497억원을 삭감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신간 ‘처음 공부하는 석유·가스 산업’은 에너지 전문가인 오성익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사무국장(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역개발정책위원회 분과부의장)이 세계 석유개발 산업에서 막대한 부가 형성되는 과정과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미래 에너지 산업의 방향성을 예측한 책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은 7광구의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17개사도 추천한다.
책은 불확실성과 당장의 어려움에도 우리가 석유·가스 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힌다. 막대한 부를 쌓고 국가적 위상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 국장은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석유가스가 발견돼 산유국이 된다면 허약한 국가 재정에 엄청나게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개발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일례로 엑손모빌은 최근 몇 년간 미국 내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는 반면, 아시아 지역에서 탐사 지출은 줄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