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에는 공격할 때 7개의 포지션이 존재한다. 최후의 후방이면서 공격의 시작인 골키퍼부터 상대 골라인에 포진해 있는 윙까지 공격의 유형에 따라 각각 포지션이 나뉜다. 7개 포지션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돌아가느냐에 따라 사실상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에 핸드볼은 대회나 리그가 끝나면 포지션별로 가장 잘한 선수 한 명씩 ‘베스트7’을 선정한다. 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 역시 남녀 각각 베스트7을 선정했다.
골키퍼는 누구나 알고 있듯 골대를 지키는 최후의 수비다. 하지만 핸드볼에서 골키퍼는 최후의 수비이자 최초의 공격수다. 골키퍼가 직접 상대 골대에 골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골키퍼의 선방을 전방 수비에 연결해 속공 한방으로 골을 만드는 게 핸드볼이다. 그러다 보니 갈수록 골키퍼가 중요해지고 있다. 유럽은 물론이고 국내 팀들도 골키퍼 전담 코치를 늘려가는 추세다.
베스트 7 골키퍼상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박새영(삼척시청)이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수상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수상이다. 최다 세이브 기록을 보유한 박미라 골키퍼가 6년 연속 골키퍼상을 받았는데 그 바통을 이어받아 박새영이 2018-19시즌부터 내리 3년 동안 최고의 골키퍼 자리에 오르며 박새영 시대를 활짝 열었다. 박미라에 이어 대한민국 대표 골키퍼 박새영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시기였다.
이후 2년 동안은 오사라(경남개발공사)와 박조은(SK슈가글라이더즈)에게 타이틀을 넘겨준 후 2023-24시즌부터 2년 연속 베스트 골키퍼를 탈환했다. 박새영은 45.5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최고의 골키퍼 자리를 지켰다. 291세이브로 도전했던 300세이브에는 못미쳤지만, 39.38%의 높은 방어율을 보였다. 특히 중거리 슛은 56.2% 막아냈고, 윙 슛은 45.1% 막아내면서 수비의 부담을 덜어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4골과 도움 20개를 기록해 공격 선봉장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19시간 18분 16초를 뛰었다.
이번 시즌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인 김수연(부산시설공단) 골키퍼가 23.3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박새영과 경쟁했다. 중반 한때는 박새영에 불과 몇 개 차이로 따라붙을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김수연은 270세이브를 기록해 2위에 올랐고, 36.29%의 방어율을 보였다. 중거리 44.4%, 윙 42.3%, 돌파 42.3% 등에서 높은 방어율을 보였고, 2골과 3개의 도움도 기록했다. 18시간 52분 32초 동안 골문을 지키며 부산시설공단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2022-23시즌 골키퍼상과 방어율상(GK상)을 석권했던 박조은 골키퍼가 252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특히 41.72%의 방어율로 2년 연속 GK상을 거머쥐며 박새영을 위협했다. 박조은은 중거리에서 57.7%, 윙에서 53.5%라는 높은 방어율을 기록하며, 방어율 1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17시간 16분 43초 동안 골문을 지키며 SK슈가글라이더즈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21-22시즌 베스트 골키퍼상을 수상했던 백전노장 오사라(경남개발공사) 골키퍼가 244세이브를 기록했다. 30.68%의 방어율을 기록하면서 지난 시즌에 비해 세이브가 줄면서 방어율이 다소 낮아졌다. 손가락 부상에도 붕대를 감고 출전할 정도로 부상 투혼을 발휘했는데 중거리에서 47%, 윙에서 35.2%의 높은 방어율을 보였고, 골 넣는 골키퍼라는 별명답게 4골에 10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여자부 골키퍼 중에는 가장 많은 19시간 38분 18초를 뛰었다.
정진희(서울시청) 골키퍼가 224세이브를 기록하며 마지막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30.68% 방어율을 기록했는데 중거리에서 48%, 윙에서 36.2%의 높은 방어율을 보였다. 18시간 51분 31초 동안 골문을 지켰다.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강은지(대구광역시청) 골키퍼가 194세이브와 29.57%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대구광역시청의 부활을 이끌었다. 중거리에서 44.1%의 높은 방어율을 기록했고, 17시간 42분 12초를 뛰었다.
이민지(광주도시공사) 골키퍼가 181세이브(방어율 28.64%)를 기록했는데 중거리에서 41.4%의 높은 방어율을 보여줬다. 수비가 강했던 SK슈가글라이더즈에서 이적해 오면서 지난 시즌에 비해 세이브가 63개 줄었다. 17시간 3분 20초 동안 골문을 지켰다.
최민정(인천광역시청) 골키퍼가 178세이브(방어율 27.86%)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 이가은 골키퍼가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주전으로 활약하게 됐는데 윙에서 47.9%, 중거리에서 42.9%로 높은 방어율을 보여줬다. 15시간 35분 48초를 뛰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