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꼭 가야 해?…하버드 대신 '직업학교' 키운다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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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27 15:25 수정2025.05.27 15: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떠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떠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하버드대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그 대신 직업학교(trade schools)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6일(현지시간) SNS에 올린 글에서 하버드대를 “반유대주의 하버드”라고 부르면서 “하버드대로 지원되는 30억달러를 빼서 전국의 직업학교에 나눠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적었다. 기존에 동결하거나 삭감한 자금을 재분배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이 된 하버드대는 30억달러 이상의 정부 지원금 등이 삭감된 것과 관련해 보스턴 연방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안보부가 하버드대의 해외 유학생 등록 권한을 박탈한 것에 관해서도 별도 소송을 제기해 일단 해당 조치는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대 뿐만 아니라 고등교육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4년제 대학에 가는 대신 직업 훈련을 받는 것을 장려하는 것이 목적이다. 트럼프 정부의 제조업 부흥 정책이 일자리를 크게 늘릴 테니, 그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래 고임금 숙련 일자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모두를 위한 대학이라는 접근 방식은 실패했다”면서 실용적인 직업 준비로 교육의 초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방 정부는 매년 미국 고등 교육에 7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지만, 새로운 대학 졸업생의 약 절반만이 대학 학위가 필요한 직업을 찾고 있다"면서 "노동력 투자 및 기회법에 41억 달러, 퍼킨스법을 통한 직업 및 기술 교육에 14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들은 견습 제도를 촉진하거나 노동력 훈련 요구를 충족시키는 인센티브를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10년간 해마다 50만명의 숙련공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연간 100만건 이상의 견습제도 운영을 지원하는 계획을 행정부가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의 고등교육 대신 직업훈련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공화당 전반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주 미국 하원이 통과시킨 감세안(OBBBA)에는 대학교 학부생에게 주로 지급되는 연방정부 장학금(펠 그랜트) 대상에서 파트타임 학생 비중을 줄이고 단기 근로 학생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3년 선거운동 당시 '아메리칸 아카데미' 설립 계획에 관한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영상에서 그는 아메리칸 아카데미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의 교육 콘텐츠를 그러모아서 인간 지식과 기술에 관한 모든 영역을 커버할 것"이라면서 "모든 미국인이 이를 공짜로 온라인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아카데미가 "엄격하게 비 정치적일 것"이라면서 "워크니스(깨어있음)나 지하디즘은 결코 허용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까지 이 아카데미 설립이 실제로 추진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학에 대한 연구지원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고 유학생과 연구진에 대한 비자발급을 줄이는 것은 결국 연구개발(R&D)이라는 대학의 핵심 기능을 약화시키고 미국의 경쟁력을 깎아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NYT는 트럼프 정부가 동결한 하버드대 연구지원금의 상당부분은 질병에 관한 과학연구 자금이라면서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직업학교는 이런 연구를 하지 않는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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