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국적 MV 혼디우스서
한타바이러스 확진·의심 7건
호흡곤란, 급성 신부전 가능성
대서양을 항해 중인 네덜란드 국적의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제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례는 확진 2건과 의심 5건 등 총 7건으로 이중 3명이 사망하는 등 높은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즉각 조사에 나섰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감염자 중 영국 국적의 승객 1명은 상태가 위중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선내에서 쥐와 같은 설치류가 발견됐다는 직접적인 보고는 없었으나 선내 설치류 노출 여부와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타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전파 감염병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로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 분변, 타액 등에 노출될 때 전파되며 사람 간 전파는 매우 제한적인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밀폐된 크루즈선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한 만큼 WHO는 매우 가까운 접촉자 사이에서 예외적인 전파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WHO 측은 “현재까지 일반 대중에 대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도는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첫 환자가 승선 전 남미 지역을 여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남미 지역에서는 드물지만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안데스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는데, 여행 중 설치류의 분변에 오염된 환경과 접촉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크루즈선은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의 인원이 장기간 접촉하며 생활하기 때문에 한번 감염병이 유입되면 확산 위험이 극도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1~2주의 잠복기를 거치며 길게는 6주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발열, 근육통, 두통 등 일반적인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일부 환자는 증상이 급격히 악화돼 호흡곤란이나 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에서 주로 발생하는 신증후군 출혈열과 달리, 북남미 지역의 폐증후군은 치명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위협적이다. 현재까지 특이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없고 산소 치료 등 조기 보조치료와 중환자 관리가 예후 개선의 핵심이다.
우리나라 역시 한타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과거에 비해 환자 발생이 줄었으나 여전히 중국, 러시아와 함께 신증후군 출혈열 유행 지역에 속해 있다. 이에 따라 군인과 농부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은 접종 스케줄이 복잡하고 면역 지속 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이번 크루즈선 사례처럼 북남미형 폐증후군까지 예방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희진 고려대 의대 백신혁신센터장은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인지하기 어렵지만 일부에서는 빠르게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국제 이동이 활발한 상황에서 해외 감염병 유입 가능성은 늘 존재하지만 사람 간 전파가 제한적인 만큼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설치류가 많이 서식하는 숲이나 들판 등에서 활동한 후 발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심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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