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내벤처로 시작해 홀로서기에 성공한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아용품 전문기업 폴레드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5년 현대자동차 사내벤처로 출발해 2019년 분사한 지 약 7년 만이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출신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을 유아용품에 접목했다. 자동차 수준의 깐깐한 안전 기준을 적용한 프리미엄 카시트 등을 앞세워 취향이 까다로운 소비자를 공략했다.
현대차에서 독립한 데이터 솔루션 기업 디토닉은 지난해 11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앞서 진행한 투자 유치에서 18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 1월에는 KT 사내벤처 출신인 군용 위성통신 안테나 제조사 케이앤에스아이앤씨가 상장 예심을 청구하며 증시 입성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출신 기업도 눈에 띈다. 2015년 독립한 스마트 깔창 제조사 솔티드는 올해 예심 청구를 준비 중이며, 2016년 분사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웰트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기술 혁신을 위해 사내벤처를 운영하고 일정 단계에 도달하면 독립 기업으로 분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삼성전자 ‘C랩’, 현대차 ‘제로원 컴퍼니빌더’, LG전자 ‘스튜디오341’ 등이 대표적이다. 외부 기술과 사업 모델에 투자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과 병행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사내벤처는 통상 모태 기업이 10% 안팎의 지분만 보유하고 창업팀에 최대주주 지위를 부여해 경영 독립성을 보장한다. 자회사가 아니라 독립 회사인 만큼 외부 투자 유치나 사업 확장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제약이 적다.
시장에서는 이들의 탄탄한 기술력뿐만 아니라 모태 기업과의 우호적 관계를 높게 평가한다. 창업자가 대기업 출신인 만큼 일반 스타트업보다 운영 시스템이 정교하고 사업 방향성도 대체로 뚜렷하다. 2018년 디아이티(삼성SDI 분사), 2022년 오토앤(현대차 분사) 등이 코스닥시장에 안착한 전례가 있다.
다만 상장 이후 홀로 서서 수익을 내야 하는 숙제는 여전하다. 오토앤은 상장 이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부침을 겪었다. IB업계 관계자는 “독자적인 수익 모델을 증명해야 하는 게 상장 스핀오프(분사) 기업의 공통된 과제”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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