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동 전쟁에 LCC 노선 4곳 중 1곳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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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동 전쟁에 LCC 노선 4곳 중 1곳 사라졌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국제선 운항이 급격히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새 항공편이 4개 중 1개꼴로 사라지고 일부 노선 취소율이 30%를 넘어서는 등 항공편 공급 축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고유가 고환율로 타격받은 LCC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발 전후 한 달간(1월 28일~2월 27일, 2월 28일~3월 31일) 국내 LCC 9곳의 국제선 운항 편수는 4만111편에서 3만9006편으로 약 27.5% 감소했다. 예약 가능한 항공권 4장 중 1장이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각 항공사가 취소한 운항 편수는 479개에서 604개로 늘었다.

항공유,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비용의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업계 특성상 환율이 치솟으면서 타격을 받은 항공사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2월 25일 1420원대를 기록했다가 전쟁 발발 이후 1500원을 뚫었다.

진에어의 중거리 노선 운항 편수는 1168개에서 844개로 27.7%(324개) 감소했다. 티웨이항공은 운항 편수를 12.6% 줄였음에도 취소율이 31.2%에 달했다.

유가가 껑충 뛴 점도 항공사들이 운항 규모를 축소하게 된 요인 중 하나다. 싱가포르 주간 평균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97달러(약 29만7000원)로, 전쟁 전(약 90달러)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에어프레미아의 장거리 노선 운항 편수는 전쟁 직전 한 달간 총 127편에서 전쟁 발발 이후 120편으로 줄어든 반면, 취소된 운항 편수는 같은 기간 3편에서 7편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항공유 가격 상승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면서 노선 유지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바이 영공 폐쇄로 대한항공 64편도 취소

[단독] 중동 전쟁에 LCC 노선 4곳 중 1곳 사라졌다

대형항공사(FSC) 역시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대한항공의 장거리 노선 취소율은 전쟁 전 0.2%(1604편 중 3편)에서 전쟁 이후 3.9%(1636편 중 64편)로 급등했다. 약 21배 증가한 수치다. 이는 두바이 영공 폐쇄에 따른 우회 운항 및 일부 노선 중단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항공업계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위기대응 대책본부를 가동 중이다. 항공·물류 분야를 중심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재무구조 개선 조치의 한시적 유예 등 행정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외부 요인에 따른 항공사 경영 악화를 감안해 추가적인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중동 전쟁이라는 예기치 못한 대외 변수로 우리 항공업계가 사상 초유의 시련을 겪고 있다"며 "국적사들의 공급망 마비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소비자 권익이 침해받지 않도록 세심한 행정적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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