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계권 경쟁 '후폭풍'…네이버-쿠플 '영업비밀 분쟁'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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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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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쿠팡플레이 간 영업비밀 유출 의혹이 한국프로야구(KBO) 중계권 입찰 경쟁에서 촉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계권이 티빙으로 넘어가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혐의가 있다고 보는 경찰과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검찰 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사건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직을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면서 수사기관에 고소·고발장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쿠팡플레이 직원 A씨를 지난달 수원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지난해 6월 첫 송치를 시작으로 이번이 세 번째 송치다. 두 차례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치면서 사건은 검경 간에 총 다섯 차례 오갔다.

네이버 스포츠 부문에 근무하던 A씨는 2023년 12월 쿠팡플레이 이직을 앞두고 스포츠 중계 관련 자료를 무단으로 외부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같은 해 11월 내부 감사를 통해 A씨가 ‘셀프 승인’을 통해 자료를 내려받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가 쿠팡플레이로 자리를 옮기자 회사 측은 자료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해당 자료가 재택근무를 위한 것이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이직 시점은 KBO 중계권 입찰이 예고된 때였다. 쿠팡플레이의 입찰 참여설이 돌면서 네이버 내부에서는 A씨가 이직을 계기로 자료를 반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반출한 자료에는 KBO 관련 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24년 12월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졌으나 경찰은 A씨가 쿠팡플레이로 자료를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중계권은 티빙으로 넘어가면서 수사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자료를 반출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현재 증거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직에 따른 기업간 분쟁이 수사기관 고소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경찰에 영업비밀 유출 사건이 몰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부경법 위반 사범 검거 인원은 지난해 251명으로 전년(163명) 대비 53.9% 증가했다.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숫자다.

실제 기업 영업비밀을 둘러싼 부정경쟁 범죄 의심 사건들이 최근에도 빈번히 발생하는 추세다. 지난 2월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아이언메이스 대표 최모씨 등 3명과 법인을 부경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2021~2023년 넥슨을 퇴사하면서 개발 중이던 게임 관련 원본 파일 등을 유출한 뒤 동종 업체인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해 게임 '다크 앤 다커'를 개발·출시한 혐의를 받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업 내부의 기술 보안 가이드라인을 보다 정교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전반에서 데이터와 콘텐츠의 가치가 급격히 커지면서, 인력 이동 자체가 곧 경쟁력 이전으로 인식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플랫폼·콘텐츠 산업처럼 무형 자산 비중이 높은 분야일수록 영업비밀의 범위가 넓게 해석되며, 그만큼 분쟁의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기업 간 기술 유출 의심 사례도 많다”며 “기업은 반출 금지 보안 문서에 대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직원들도 관련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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