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어디로]
작년 389명 학업 중단… 정원의 13%
역대 최대… 9곳은 15명 이상 떠나
“의정갈등을 기회로 활용” 비판도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40개 의대 중도탈락(자퇴 제적 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학교를 그만둔 의대생은 389명으로 당시 의대 정원(3058명)의 13%에 달한다. 2023년 자퇴 등으로 중도 탈락한 의대생은 199명이었다.
중도 탈락에는 제적도 포함되지만 지난해에는 교육부가 의대생의 유급과 제적 등을 막아 자퇴한 인원이 대부분으로 추정된다. 중도 탈락 인원이 가장 많은 의대에서는 이 기간 26명이 학업을 그만뒀다. 2023년에는 해당 의대에서 10명이 중도 탈락했다. 중도 탈락 인원이 15명 이상인 의대만 9개였다. 중도 탈락 인원이 한 명도 없었던 의대는 없었다.
전국 의대에서 1년간 학업을 그만둔 학생이 400명 가까이 나온 건 역대 최대 규모다. 과거 학교를 그만둔 의대생이 가장 많았던 2021학년도에도 중도 탈락 인원은 204명이었다. 2019년도 185명, 2022학년도 179명 등으로 대부분 200명 안팎이었다.중도 탈락한 의대생이 증가한 이유는 의정 갈등에 따른 의대 수업 파행으로 일부 학생이 N수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지방대 의대생을 중심으로 수도권 학교로 옮기려는 사례가 없지 않았지만 장기간 수업 거부가 이어지자 오히려 N수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뒤 자퇴하기 때문에 N수를 준비하는 의대생들은 학교를 그만둔 인원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지방대 의대 교수는 “반수를 해서 수도권 의대로 옮기겠다며 자퇴한 학생만 20명 가까이 됐다”며 “(의대 증원이 많았던) 다른 대학은 20명 넘게 자퇴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 의료 강화를 위해 지방대 중심으로 의대를 증원했는데 결국 수도권으로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대생들이 의정 갈등을 상위권 대학으로 옮기는 개인적인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진 의원은 “정부와 의료계는 의정 갈등을 서둘러 해소하고 더 이상 의료 부담 문제를 국민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단독 >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횡설수설
-
서영아의 100세 카페
-
오늘과 내일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