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7월 1일 오후 3시 52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삼성생명이 KDB생명 인수를 위해 대규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었던 삼성금융 계열사들이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부사장급 TF 가동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KDB생명 인수 검토를 위한 20여명 규모의 TF를 꾸렸다. 부사장·상무급 임원들도 TF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EY한영과 법무법인 화우를 각각 회계·법률자문사로 선정해 세부 검토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달 초 KDB생명 매각 예비입찰엔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가 뛰어들며 관심을 끌었다. 당초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흥국생명 간 경쟁이 예상됐지만, 주요 생보사들이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매각 구도가 넓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단순 스터디 차원이 아니라 인수전 완주까지 고려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KDB생명 인수 후보 가운데 상당히 앞서 있다”고 말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5개사는 이달 중 실사를 거쳐 다음달께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삼성생명이 ‘가성비’ 매물인 KDB생명을 인수해 외형 확장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KDB생명의 총자산은 1분기 말 기준 16조5576억원으로 업계 14위 수준이다. 총자산이 329조인 삼성생명 입장에선 큰 매물은 아니지만, 포화한 생명보험 시장에서 자산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은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생명이 최근 삼성전자 주가 급등으로 자본 체력이 개선된 만큼 KDB생명을 인수해도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그룹 자신감 회복 발판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의 KDB생명 인수 시도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생명은 설립 이래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통째로 인수한 전례가 거의 없다. 과거 그룹 지배구조 정리 과정에서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계열사 지분을 인수하거나 외부 기업에 소수 지분만 투자하는 데 그쳤다. 최근 몇년간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미국 벨로시티증권을 인수하거나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사들인 것과 대조된다.
최근에는 삼성금융 계열사가 M&A와 전략적 투자에 잇달아 나서며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KDB생명 외에도 해외 보험사 매물을 추가로 살펴보고 있다. 이완삼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CFO·부사장)은 지난 5월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사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M&A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며 “축적된 초과자본은 보험·자산운용 부문의 해외 M&A와 자산운용 다변화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SDS가 두나무 지분 4%를 6128억원에 사들였다. 지분율은 낮지만, 암호화폐거래소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확장을 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이다. 삼성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외 M&A에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KDB생명 인수 검토를 계기로 M&A 실무 경험을 쌓는 것만으로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형교/조미현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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