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가면 더 대우 받으니까요”…한국은행 40대 ‘허리’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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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나가면 더 대우 받으니까요”…한국은행 40대 ‘허리’가 떠난다

업데이트 : 2026.05.27 13:59 닫기

올해 자발퇴사자 중 40대 최다
토스·세계은행·대학으로 이탈
지난해도 10명으로 가장 많아
임금인상률 수년간 1% 누적
처우개선 경력기회 찾아 떠나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김호영기자]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김호영기자]

한국은행 본부 소속 40대 팀장급 직원이 올해 세계은행(World Bank) 파견 근무 중 현지 취업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또 다른 40대 팀장급 직원 3명이 잇따라 핀테크 기업 토스의 계열사인 토스인사이트로 이직했다. 이뿐 아니다. 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긴 경우도 있다.

한때 금융권 꿈의 직장으로 일컬어진 한국은행에서 40대 팀장급을 중심으로 이탈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장면이다.

한 전직 팀장은 “다른 방면의 전문성을 쌓고 싶어 이직을 결심했지만, 급여도 중요한 고려 요소였다”면서 “한국은행의 인적자원 우수성이나, 업무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민간 연구소나 시중은행에 비해서도 처우가 낮다”고 말했다.

27일 국회 안팎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한은의 연도별·연령별 퇴직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직·진학 등의 이유로 자발적으로 퇴사(의원면직)한 이들은 총 1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4명, 20대 1명 순이었다. 지난해에도 자발적으로 퇴사한 직원은 40대가 10명으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는 8명, 20대는 3명 수준이었다.

40대 퇴사자는 2021년 7명, 2022년 8명, 2023년 10명으로 꾸준히 늘어난 뒤, 2024년에는 6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10명으로 반등했다.

한은 안팎에서는 40대 팀장급의 이탈을 젊은 직원 퇴직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 보고 있다. 조직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업무 공백과 전문성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40대 직원은 직급상 3급 차장급에 해당하거나 보직상 팀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조사·통화정책·금융안정·외환 등 핵심 업무에서 실무와 관리 역할을 함께 담당하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40대 이상 직원이 중앙은행의 고용 안정성을 포기하고 나간다는 것은 경제적 보상과 직업적 만족도를 함께 찾아가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은행 중 은행’으로 불리는 한국은행은 급여와 직업 안정성을 모두 갖춘 선호 직장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민간 금융권의 보상 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격차가 커지고 있다. 업무 부담은 적지 않은 반면 보상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한은의 직장 매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의 올해 임금 인상률은 3.5%였지만, 직전까지 수년간 1% 안팎의 낮은 인상률이 이어지면서 시중은행과의 처우 격차가 확대됐다는 평이다.

연봉 수준을 살펴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신입 초봉 5840만원, 1인당 평균연봉은 1억1034만원 수준이다.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는 14.5년이었다. 4대 은행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이 각각 1억2300만원, 우리은행이 1억2200만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이들 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2275만원으로, 한국은행 평균 연봉을 1200만원가량 웃돌았다. 한은 관계자는 “직원들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총보상 기준으로 30%가량 낮다고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억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한은 내부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의 성과급은 기본급의 500~60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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