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꿈의 소재’ 실리콘 음극재로 방산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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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시제품공장 첫 공개
고효율 배터리 시장 본격화 대비
2년전 가동… 양산 공장의 축소판
7년간 연구개발로 자체기술 확보… “최근 美방산업체서 문의 많아져”

7일 찾아간 경북 포항시 북구 포스코퓨처엠 데모플랜트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 설비에서 유승재 음극재연구센터장이 설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8년 실리콘 음극재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7일 찾아간 경북 포항시 북구 포스코퓨처엠 데모플랜트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 설비에서 유승재 음극재연구센터장이 설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8년 실리콘 음극재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7일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만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의 실리콘 음극재 데모플랜트(시제품 공장). 제품 창고에 들어선 연구원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대형 금고처럼 생긴 항습 샘플 보관함을 열었다.

안에는 고운 진회색 가루가 수십 mL 크기의 유리병에 담겨 여럿 진열돼 있었다. 이 가루가 미래 배터리 시장의 ‘꿈의 소재’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실리콘 음극재 실물이다. 2024년 가동을 시작한 해당 공장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충전될 때 저장소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흑연 대신 실리콘으로 만든 것이다. 실리콘 특유의 부풀어오르는 특성 덕분에 흑연 음극재 대비 4배 이상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충전 속도도 더 빠르다.● “2028년 양산 목표로 준비”

배터리 업계에선 고효율 배터리가 필수인 고성능 자율주행 전기차, 휴머노이드 로봇 등 관련 시장이 본격화되면 ‘실리콘 음극재 시대’도 열릴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단가도 흑연 음극재보다 최대 10배가량 비싸 글로벌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고부가가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포스코퓨처엠은 2028년부터 실리콘 음극재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실리콘 음극재 데모플랜트는 연간 생산능력 50t 규모에 면적 약 2810m²다. 추후 지어질 양산 공장의 축소판에 해당된다. 예비 고객사에서 샘플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가동된다. 양산에 들어갈 땐 설비를 대형화하고 생산능력도 더 키울 예정이다.

건물 가장 안쪽으로 들어서자 2개의 생산 라인이 펼쳐졌다. 실리콘 원료는 아주 잘게 쪼개지는 ‘실리콘 나노화 라인’을 거친 뒤, 탄소와 섞여 구워지고 다시 쪼개져 코팅되는 ‘탄소 복합화 라인’에서 제품이 완성된다. 쉽게 비유하면 실리콘이 든 코팅볼을 만드는 과정이다. 부풀어오르는 실리콘의 특성은 ‘양날의 검’이라 팽창률을 적당한 수준으로 조절하는 게 관건이다. 허준 포스코퓨처엠 실리콘음극재개발그룹 수석연구원은 “실리콘은 300%까지 부풀지만 이런 공정을 거친 실리콘은 40% 정도만 부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에서 탄소계 실리콘 음극재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없다. 포스코퓨처엠은 2019년 관련 연구개발(R&D)을 시작해 자체 기술을 확보했다. 현재 실리콘 음극재는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수 위주 공급을 하면서 본격화하는 단계다.

● “美 방산업체서 문의 잇따라”

실리콘 음극재는 부풀어오르는 특성 때문에 단독으로는 쓸 수 없고 흑연 음극재와 섞어 배터리를 만든다. 포스코퓨처엠은 한 자릿수에 머물던 실리콘 음극재의 혼합 비중을 20% 이상으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실리콘 비중이 높을수록 진출 분야가 넓어진다. 일례로 전기차용 음극재는 실리콘 혼합 비중이 10% 미만이지만, 드론이나 잠수함 등 방산용 배터리는 최대 50%까지 실리콘 비중이 커진다. 미국-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잇따르면서 드론 등 방산용 시장에서 실리콘 음극재 사용 문의가 오고 있다. 유승재 포스코퓨처엠 음극재연구센터장은 “최근 미국 방산업체 문의가 많다”며 “방산용인 만큼 중국 외부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소재 가운데서도 가파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QY리서치는 2024년 약 6850억 원인 전 세계 실리콘 음극재 시장이 연평균 40%씩 성장해 2031년 약 6조439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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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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