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정관 후보자 장남, 0.5%만 받은 '고교 중퇴' 군 면제…자료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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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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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장남이 고등학교 중퇴로 군 면제를 받은 가운데 김 후보자가 고교 중퇴 및 병역 관련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특히 김 후보자 장남의 경우 3년 이상 '장기 대기'로 인한 군 면제(전시근로역)를 받았는데,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 중 소수만이 이같은 판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야권에서는 군 면제 관련 '꼼수'나 특혜가 없었음을 증명하려면 김 후보자가 관련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장남 김모씨는 2022년 전시 근로역 판정으로 사실상 군 면제 조치를 받았다. 전시근로역은 전쟁이 났을 경우 등에만 군에 필요한 역할을 하도록 한 병역 의무자로, 전시가 아닐 경우에는 군 복무가 면제된다.

앞서 그는 병역 신체 검사에서 3급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고등학교 중퇴를 사유로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됐다. 사회복무요원은 병역법 26조에 따라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단체의 장으로터 배정을 요청 받아 배치된다. 그러나 김씨는 이후 3년간 '장기 대기' 상태가 이어져 군 면제 처분을 받았다. '장기 대기'란 결정된 배정 인원 보다 소집 대상자가 많아 배치될 기관이 없어 대기 중인 상태로, 이 기간이 길어지면 일부를 전시근로역으로 편입할 수 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장남의 고등학교 중퇴 관련 문서 제출 요구에 아직까지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김 후보자 장남의 고등학교 자퇴원 또는 퇴학 처분서를 요구한 국회 질의에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을 위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동의에 부동의함에 따라 제출이 어려움을 양해해 달라"고 답변했다. 국회는 병무청에도 김 후보자 장남의 군 면제 판정 서류를 요구했으나 후보자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아 자료를 제출 받지 못했다.

김씨가 의도적으로 병역을 기피하거나 특혜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려면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는 게 야당 주장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3급 사회복무 요원으로 소집된 대상(10만1602명) 중 장기대기 사유로 군 면제를 받은 인원은 1만740명이었다.

특히 고등학교 중퇴 이하 3급 판정자(1079명) 중 같은해 전시근로역(면제) 판정을 받은 인원은 총 512명으로, 절반 수준이다. 다만 전체 사회복무 요원 대상자 기준으로 고교 중퇴를 사유로 3급 판정을 받고, 군 면제까지 된 비중은 0.5%에 그쳤다.

김 후보자 측은 개인적 사유로 고교를 중퇴했고 정당하게 병역 처분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 측 관계자는 "청문회 때 자녀 학교 관련 자료에 대해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개인정보에 해당돼 내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며 "고등학교를 중간에 그만둔 것이 맞고, 그 이후 국내나 해외에서 다른 학교를 다닌 사실도 없고, 정당하게 병역 처분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고교 중퇴로 인한 군 면제를 증명하려면 관련 서류 제출이 우선이라는 게 야당 입장이다. 나경원 국민의힘은 의원은 "병역 기피 의혹은 국민 앞에 던져진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며 "국회가 법률에 따라 요구한 자료를 거부하면 오히려 의혹만 깊어질 뿐이다. 병역 문제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민심의 ‘역린’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김 후보자는 행정고시 36회로, 기획재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거쳐 두산 그룹에 입사했다. 2022년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뒤 올해 초부터 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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