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 공룡' 우체국예금, 어느새 자산 10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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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예금 총자산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한 해 예·적금 등으로 불어난 수신액은 4조원으로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을 모두 제쳤다. 2700여 개의 영업점을 기반으로 ‘가장 안전한 예금’을 표방하면서 우체국예금이 ‘전국구 금융 공룡’으로 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우체국예금 총자산은 102조2135억원을 기록했다. 우체국예금 총자산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체국예금과 함께 역대급 규모로 성장한 우체국보험(64조5464억원)과 합하면 우체국 금융의 총자산 규모는 약 170조원에 달한다. 국내 저축은행 총자산(120조9099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작년 한 해 예·적금 등 수신 잔액도 4조원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전국 새마을금고(3조5453억원), 신협(3조7314억원)의 수신 증가액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3조원 넘는 뭉칫돈이 우체국예금에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체국예금의 가장 큰 장점은 국가가 예금 전액을 보호해준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부실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안전한 우체국예금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오는 7월부터 우체국에서 은행 업무를 허용하는 ‘은행 대리업’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우체국예금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덩치는 커졌지만 금융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체국예금을 포함한 우정사업본부를 관할하면서 사실상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원/서형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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