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관제사 처우 개선” 호소에도…조직만 손대고 충원은 팔짱[자동차팀의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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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세종=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세종=뉴시스

“관제사 처우 개선, 인력 확충, 항공관제 조직 개편.”

지난해 7월 21일 20여년간 항공관제 현장을 지켰던 이장욱 관제사가 세상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남긴 당부입니다. 국토교통부 노조 항공특별위원장을 맡기도 한 그는 생전 관제사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인력 부족, 항공관제 조직의 구조적 문제를 꾸준히 지적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국토교통부는 관제사 증원과 관제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본보가 입수한 개편 초안에 따르면, 국토부는 ‘항공교통안전본부’를 신설해 현재 지방항공청과 항공교통본부로 나뉘어 있는 관제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그동안 국내 항공관제는 비행 단계마다 담당 기관이 달랐습니다. 항공기가 착륙할 땐 지방항공청이, 순항 중에는 항공교통본부가, 이륙과 상승 때는 다시 지방항공청이 관제를 맡았습니다. 이 때문에 책임 체계가 분산되고, 위기 시 대응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국토부는 관제 기능은 신설 본부에 맡기고, 국토부는 관리·감독에 집중하는 체계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고하는 ‘서비스 제공자’와 ‘감독·규제 기관’의 분리와도 부합합니다.

하지만 관제사들이 가장 절실하게 호소했던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관제사 인력 부족은 오래된 문제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관제에 필요한 최소 운영 인력은 495명이지만 실제 현원은 456명에 불과합니다. ICAO 권장 수준인 560여 명에 크게 못 미칩니다. 항공 수요가 급증한 2010년대부터 인력 확충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현장 관제사들은 관제는 물론 후배 교육·훈련까지 맡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운영 인력 40명과 교관 30여 명 증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충원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항공 업계는 결국 ‘처우 개선’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공무원 신분인 관제사의 급여와 복지에 한계가 있다보니, 일부 관제사들은 해외로 이직하거나 현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장기간 이어진 인력난도 결국 처우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입니다.

전문가들은 해외처럼 항공관제 조직을 공단이나 전문기관으로 독립시켜 인사와 예산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한국은 관제 서비스료가 없어 국가가 사실상 관제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는 구조인데, 업계에서는 관제 서비스료를 신설해 전문기관의 독립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정부가 최근 관제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올해 말 예정된 ICAO의 안전평가 때문으로 보입니다. ICAO는 각국의 항공 안전 체계를 국제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데, 결과가 미흡하면 신뢰도가 추락하고 국적사의 해외 노선 증편 등에도 불이익이 따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장은 이번 개편이 ICAO 평가만을 위한 미봉책이 아니라, 항공관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진짜 첫걸음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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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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