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상자산 해외송금 빗장 뚫렸나…미신고 해외 거래소 유출입, 올들어 6천만달러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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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상자산 해외송금 빗장 뚫렸나…미신고 해외 거래소 유출입, 올들어 6천만달러 달해

입력 : 2026.06.10 12:34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 온체인 분석
1~5월 불법 코인 유출입 6천만달러
탭비트 등 미신고 거래소 우회 송금
“감독당국 자체 라벨링 DB 구축 필요”

한성대 블록체인 연구소가 분석한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 거래소 간 입출금 거래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출처=구글 제미나이 생성]

한성대 블록체인 연구소가 분석한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 거래소 간 입출금 거래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출처=구글 제미나이 생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와 올해 들어 약 900억원 규모의 입출금 거래를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가 지난 8일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 거래소 간 거래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기준 8만7000여건, 6020만달러(약 9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 입출금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올해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이더리움·트론·리플(XRP)·BSC·비트코인·아비트럼·폴리곤 등 7개 네트워크 온체인 거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국내 거래소에서 미신고 거래소로 빠져나간 출금은 3430만달러, 미신고 거래소에서 국내로 들어온 입금은 2590만달러로 집계됐다. 거래 건수는 8만7195건, 관여된 계정은 출금 5557개·입금 2620개로 파악됐다.

입출금은 해외 미신고 거래소 중 ‘카피트레이딩 사기’ 사건으로 악명 높은 탭비트와 코인마이를 중심으로 집중됐다.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해외 미신고 거래소로의 출금 거래 중에서는 업비트→탭비트가 1510만달러(2만9868건)로 가장 많았고, 빗썸→탭비트 960만달러(1만9316건), 빗썸→코인마이 740만달러(6903건)가 뒤를 이었다. 이어서, 업비트→코인마이(97만달러), 코인원→탭비트(71만달러), 빗썸→MEXC(11만달러) 거래도 확인됐다.

반대로 미신고 거래소에서 국내 거래소로 들어온 입금은 코인마이→빗썸이 1490만달러(6621건)로 가장 컸고, 탭비트→업비트 570만달러(1만3367건), 탭비트→빗썸 310만달러(6349건) 순이었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장)는 “미신고 해외 거래소로의 가상자산 입출금이 100% 범죄 자금이나 불법 자금세탁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한국 사용자를 상대로 한 미신고 해외 거래소의 영업은 엄연히 불법이므로, 기존 감시·감독 체계에 공백지대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탭비트는 2~3년 전부터 국내 블로그·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어 사용자를 겨냥해 최대 40% 입금 증정금, 수수료 할인 등을 내세웠고, 코인마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어와 원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국인 대상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미신고 해외 거래소의 행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영업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한국어 홈페이지 제공, 원화결제 지원, 한국인 대상 마케팅 등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FIU는 지난달 29일 공개된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VASP) 28곳을 제외한 나머지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의 한국인 대상 영업은 모두 불법이라고 안내하며 ▲텔레그램·오픈채팅방을 통한 익명 스테이블코인 교환 ▲블로그·SNS를 통한 미신고 사업자 홍보·알선(레퍼럴) ▲환전소를 매개로 한 ‘환치기’ 등 세 가지를 주요 불법 유형으로 제시했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는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미신고 사업자와 영업을 목적으로 거래하는 것이 제한된다.

연구소는 특금법상 규제에도 불구하고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 국내 거래소 간 입출금 거래가 이뤄진 원인에 대해 가상자산 지갑의 소유 주체를 수집하는 온체인 분석 플랫폼의 라벨링 오류나 누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온체인 분석 플랫폼인 아캄(Arkham) 등에서 탭비트·코인마이의 지갑이 라벨링(불법·이상거래 식별)이 돼 있지 않거나 코보 커스터디(Cobo Custody) 등으로 잘못 분류돼 있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은 미신고 해외 거래소가 계속 새로 등장하는 환경이며 기존 거래소도 지갑 주소를 바꿀 수 있어 라벨링은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하는 게 규제 준수에 필수적이다.

조 교수는 “감독당국은 특정 업체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말고 온체인 데이터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 분석 역량을 키우고 자체 라벨링 데이터베이스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최근 국회 차원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금융당국에 국내 거래소 입출금 시 미인가 거래소와의 거래 인지 여부, 트래블룰 준수 서비스 현황, FIU의 트래블룰 준수 서비스 검증 여부를 직접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실 질의에 대해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사업자는 특금법에 따라 미신고 사업자와 영업 목적의 거래가 제한되며 트래블룰은 이와 별개로 송수신인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또한 당국은 트래블룰·이상거래탐지 솔루션을 통한 미신고 사업자의 검증과 관해서 “현재 사업자들이 솔루션 업체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활용 중인 상태”라며 “FIU는 자체적으로 특금법상 의무 준수 여부를 감독·검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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