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 군함 파견 요청”

7 hours ago 2

美, 전쟁 격화에 물밑 요청 재개
韓, 핵잠 등 안보협의 영향 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내 군함 파견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으로 접어들던 미국과 이란의 전쟁 상황이 최근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다시 동맹에 군사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 한미가 지난해 합의했던 안보 분야 후속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국면에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미국의 호르무즈 기여 요청이 최근 재개되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1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 내 상선 피격을 계기로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이에 이란이 중동 전역에 대한 반격을 이어가자 미국과 이란 전쟁이 전면전 수준으로 확전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종전 협상 전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위한 미국 주도의 해양자유연합(MFC) 구상을 언급하며 동맹국에 이에 대한 동참을 요청한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두고 동맹국에 해협 이용에 대한 재정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9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이점을 누리는 국가들이 직접 나서 최소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중동 전황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조인트 팩트시트(JFS) 후속 안보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는 당초 이달 중으로 우리 정부 협상단의 미국 방문을 조율했으나 미 측은 아직 협상 일정 등을 확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군함 파견’ 재점화… 한미 핵잠 등 안보협상 일정은 지연

美, 중동상황 악화되자 지원 요청
韓, 해양자유연합 참여 신중 검토
康 주미대사 방한때 논의 가능성
美, 쿠팡-대미 투자 놓고도 불만… 정부 협상단 방미 일정 확정못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호르무즈 해협 군함 지원을 우리 정부에 재차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르무즈 기여’가 다시 한미 관계의 현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미 투자 문제와 쿠팡 사태 등을 둘러싼 한미 간 불협화음 속에 미국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FS) 안보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협상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동 상황 악화로 재부상한 ‘호르무즈 동맹 청구서’

지난 5월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상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2026.07.01 반다르아바스=AP 뉴시스

지난 5월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상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2026.07.01 반다르아바스=AP 뉴시스
미국은 최근 한국 등 동맹국들에 다시 호르무즈 해협 내 군사적 기여 방안 등을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 내 상선들의 안전한 통항을 위한 동맹들의 군함 파견 등을 다시 요구하고 있다는 것.미국의 최근 요청은 호르무즈 해협 내 항행의 자유 확보를 위한 미국 주도의 해양자유연합(MFC) 구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기여 요구와 관련한 기여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미 측의 MFC 참여 요청과 관련해 “국제법 및 국제해상로의 안전, 한미 동맹 및 한반도 안보 상황,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 고려한 가운데 우리 입장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혀 왔다.

최근 방한한 강경화 주미대사가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중동 상황과 관련한 미국의 최근 변화 기류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안보 분야 정부 고위 소식통은 “보통 주재국 대사가 본국으로 돌아오는 건 유선상이나 문서로 하기 힘든 얘기를 위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들에 호르무즈 기여를 다시 요구하고 있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1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 내 민간 선박 피격을 계기로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20일까지 열흘 넘게 공습을 이어 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 시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필리핀으로 출국하기 전 “미국은 전 세계 해운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하지만 다른 국가들도 하드웨어든 재정이든 간에 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20일 취임한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에 대한 영국의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 버넘 총리는 통화에서 미국과 협력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운항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영국 총리실은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내 동맹의 군사 지원 외에 재정 지원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이 재개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내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한 상황이다. 하지만 루비오 장관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은 미국이 매일 밤 전 세계 해운을 보호하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사실상 그 선박들 중 미국 국기를 게양한 배는 하나도 없고, 미국으로 화물이나 연료를 운송하는 배도 거의 없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는 문제는 어느 시점이 되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이점을 누리는 국가들이 나서서 이 매우 귀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해 적어도 재정적 지원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韓美 안보협상 영향 우려도

미국과 이란 전쟁이 다시 확전 양상으로 흐르면 우리 정부가 추진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 JFS 안보 협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한미 관계에서 불협화음이 불거진 대미 투자 문제와 쿠팡 사태에 이어 중동 전쟁이 다시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된 만큼 한미 안보 후속 협상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

당초 한미는 지난달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 방한을 계기로 JFS 안보 협상을 개시했지만 우리 정부 협상단의 후속 협의 방미 일정을 확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중간선거 등을 고려하면 다음 달 중에라도 후속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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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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