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참정당, 극우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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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자민당 총재 선거 혼전 양상 속
다카이치, 정책협력 밝히며 우파 공략
일각, 극우 연합정권 가능성 우려
자민당 내부 “국민정당 이미지 훼손”

일본의 첫 여성 총리를 노리는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사진) 전 경제안보상과 ‘일본인 퍼스트’를 앞세운 극우 정당인 참정당이 정책 협력 가능성을 밝히며 서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4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결선 투표까지 예상되는 혼전 양상인 가운데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분명한 우클릭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색채를 강화하고 보수층 결집에 나섰단 평가가 나온다. 또 참정당은 외국인 규제 강화 등 핵심 공약의 현실화를 위해 집권 자민당과의 정책 공조 가능성을 타진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총재 선거 결과에 따라 ‘극우 연립 정권’의 탄생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참정당과의 협력에 대해 “‘함께할 수 있는 정책을 토대로 협력을 해 나가는 건 입법부 전체의 책임”이라며 공조 가능성을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1일 “참정당이 ‘일본인 퍼스트 프로젝트(일본인 우선주의)’로 밀고 있는 스파이 방지법과 외국인 정책 강화는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도 총재 선거 과정에서 적극 앞세우는 것들”이라고 진단했다. 또“다카이치가 참정당과의 정책 제휴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참정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참정당은 1일 스파이 방지법과 외국인 정책 강화에 대한 법안을 올가을 임시국회에 제출하겠다며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과의 연대 가능성을 밝혔다. 안도 히로시(安藤裕) 참정당 간사장은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극우 성향인 일본보수당의 햐쿠타 나오키(百田尚樹) 대표도 지난달 30일 “다카이치는 대중(對中) 정책에 대해 엄격한 시선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자민당 총재 후보들 중)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며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자민당 내에서는 극우 정당과의 연합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전직 관료는 아사히에 “참정당과 묶인다는 것은 앞서 자민당이 그간 폭넓은 민의와 마주하며 가졌던 국민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총재 선거의 향방은 혼조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난달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와 의원들 지지 상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차 투표에 걸린 총 590표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농림수산상은 170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130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4) 관방장관은 110표 정도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과반수(296표)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 결국 1, 2위가 다투는 결선투표가 진행되며, 사표(死票)들의 행방이 최종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닛케이는 예상했다.

새 총리는 15일 국회에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2일 보도했다. 내각 인사를 마친 새 총리가 20일경 국회 첫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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