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핀 무궁화꽃’ 시즌1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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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다시’ 피었습니다.”

글로벌 기대작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시즌2)가 26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오후 전 세계 동시 공개된 시즌2는 1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더욱 볼거리가 넘쳤고, ‘마라 맛’으로 대변되는 자극적 게임 설정 등으로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제 전 세계 관심은 단 하나, 시즌2가 전작의 신드롬급 인기를 재현할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인간 심리를 파고드는 걸작”
시즌2는 ‘오징어 게임’에서 우승한 기훈(이정재)이 3년 만에 돌아와 다시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기훈은 잔혹하게 이어지는 살육 게임을 끝내기 위해 게임 주최자인 프론트맨(이병헌)을 찾아 복수하려 한다. 이를 위해 시즌1에서 획득한 456억 원의 우승 상금을 활용, 프론트맨에게 닿을 수 있는 지하철역 딱지남(공유)을 찾아내고 목숨 건 ‘진짜’ 게임을 벌인다.

시즌2는 1회부터 잠시도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몰아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루고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돌리기’, ‘재기차기’와 ‘둥글게 둥글게’ 등 게임을 통해 죽음의 공포와 일확천금에 미쳐버린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또 게임을 계속할지 선택하는 ‘OX’ 투표도 라운드마다 진행하며 인간 욕망은 결코 통제할 수 없다는 ‘민낯’을 보여준다.

공개 전부터 골든글로브 측이 “인간 심리에 파고드는 걸작”이라 호평한 것처럼 ‘옆 사람이 죽어야 내가 사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집요하게 조명했다.

○‘빌런’ 탑 ‘트렌스젠더’ 박성훈 눈길
캐릭터 변화도 눈길을 끈다. 시즌1에서 순진하고 어리숙했던 기훈은 눈빛부터 달라졌다. 적당히 풀어헤친 헤어스타일과 어울리는 해맑은 미소는 오간 데 없고, 사선에서 살아 돌아온 만큼 어둡고 날카롭게 변했다.

이런 기훈을 막아서기 위해 프론트맨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001번으로 참가한 것도 반전 아닌 반전이다. 기훈과 함께 게임을 진행하며 유대감을 쌓다 방심하는 순간 잔혹함을 드러낸다.

캐스팅 단계부터 논란이 된 빅뱅 출신 탑(최승현)은 의외의 ‘복병’이다.

극중 서바이벌 프로그램 준우승 출신 래퍼 타노스 역을 맡은 그는 약한 사람을 괴롭히고 협박을 일삼는다. 시즌1 ‘빌런’으로 시청자들에게 눈총을 받았던 허성태와 비슷한 캐릭터다.

공개 전에는 마치 단역처럼 비치기도 했지만, 출연 분량이 상당했다. 하지만 기대 이하 연기력은 ‘옥에 티’로 여겨진다.

특전사 출신의 트렌스젠더 현주 역을 맡은 박성훈은 단연 돋보인다. 모든 걸 잘하는 ‘만렙’ 캐릭터로서 열연을 펼친다. 특히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성소수자이지만, 주위 사람을 살뜰히 챙기고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모습 등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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