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지역 감도와 철학을 담은 ‘로컬’ 브랜드 제품들이 다음 달 8일부터 10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올댓트래블‘(All That Travel) 여행 박람회에 모인다. 특히 지역별 로컬 브랜드 연대를 목표로 출범한 ’로컬브랜드포럼‘(이하 LBF)이 운영하는 공동관은 개막 전부터 올해 행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BF는 지역 기반의 브랜드가 동반 성장하는 ‘연대 생태계’ 조성을 위해 출범한 비영리 민간 네트워크다. 중소벤처기업부 인가를 받아 지난 2022년 12월 전남 순천에서 공식 발족했다. 만 2년을 갓 넘긴 현재 포럼 회원으로 활동 중인 로컬 기업만 100여 개에 달한다.
LBF는 협업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로컬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을 돕는 민간 주도형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처음 참여하는 올댓트래블에선 전국 각지의 로컬 크리에이터 7곳으로 구성된 공동관을 비롯해 박람회 첫 날인 8일 ‘로컬 마이스(MICE) 콘퍼런스’도 개최한다. 2025 올댓트래블 LBF 공동관에 참여하는 로컬 브랜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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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증류소 제품 사진 (사진=백경증류소 홈페이지) |
지역 누룩으로 빚은 술, 백경증류소
세종시에 위치한 백경증류소는 전통 누룩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류를 빚는 로컬 증류 브랜드다. 창업자 정창윤 대표는 오랜 양조장 가업에서 갈고닦은 기술을 바탕으로 세종에 100평 규모의 증류소를 운영 중이다.월 생산량은 청주 기준 약 2만 병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백경증류소는 직접 누룩을 제조하며 밀, 녹두, 수수, 팥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풍미가 다른 전통주를 개발하는 것이 강점이다.현재는 청주, 소주, 탁주 등 13종의 주류를 생산하며, 소주 병 라벨에는 작가 도올 김용옥 선생이 써준 ‘백경(白鯨)’ 서체가 새겨져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미감 있는 병 디자인과 향미 중심의 주류 개발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브리크 컴퍼니 로고 (사진=브리크 컴퍼니)
브리크컴퍼니는 공간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브리크’(brique)와 로컬 아카이빙 채널 ‘로그인로컬’(Login Local)을 운영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브리크컴퍼니는 도시와 골목, 공간과 상권이 급속도로 바뀌며 관련 비즈니스도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공간을 기획·운영하는 방법을 컨설팅하고 있다. 2017년 6월 설립 이후, 전국을 발로 뛰며 지금까지 1200여 건의 건축 및 공간 사례를 아카이빙하고, 420여 명의 건축가와 공간 전문가를 파트너로 연결했다. 브리크컴퍼니는 올댓트래블 현장에서‘브리크’와 ‘로그인로컬’ 콘텐츠(종이잡지, 사진, 영상 등)를 전시하고 공간 기획 컨설팅 및 비즈니스 상담을 1:1로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 카카오패밀리 김정아 대표 (사진=카카오패밀리)
제주 구좌읍 세화리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된 카카오패밀리는 과테말라산 카카오를 중심으로 공동체 기반 브랜드를 일궈온 기업이다. 카카오 음료와 수제 초콜릿, 카카오버터 등을 통해 건강하고 정직한 먹거리를 전달하는 동시에,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었다. 세화리의 상인들과 함께 만든 ‘크래프트 인 세화’ 프로젝트, 주민들이 직접 모델이 된 ‘모모 패션쇼’, 주기적으로 열리는 플리마켓 ‘모모장’ 등은 지역 주민이 주인공이 돼 다양한 공동체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 중이다. 올댓트래블 현장에서는 카카오 식음료 상품 시식부터 지역 상권 프로젝트를 소개할 예정이다.
공주 제민천 체험 프로그램 현장 (사진=퍼즐랩)
공주의 퍼즐랩은 공주 원도심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마을경험 설계회사’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공주 원도심 제민천 마을에서 청년 마을 만들기 사업과 재도전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지역에서 체류할 수 있는 공간적 인프라를 조성해왔다. 단순한 지역 체험이 아닌, ‘살아보는 여행’을 지향하며 마을 주민과의 교류를 통해 정착까지 유도하는 점이 특징이다.
퍼즐랩은 ‘시골 텃세’에 대해 이주자의 입장이 아닌 이주자를 맞이하는 지역민의 입장을 들어보고, 소도시나 시골에서 N잡의 가능성 등을 소개하며 단순 여행이 아닌 도시인의 시골 정착을 돕는다. 실제로 프로그램을 통해 공주에 거주지를 마련한 참가자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번 올댓트래블 행사 현장에서도 시골 정착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1:1 상담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관아골 인사이트 트립 설명 (사진=보탬플러스)
보탬플러스는 충주 원도심 관아골 골목을 중심으로 도시 재생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로컬 브랜드다. 슬럼화됐던 뒷골목에 청년 창업자들이 직접 리모델링한 카페, 화실, 사진 작업실 등이 들어서면서 현재는 20여 곳이 넘는 ‘힙’한 공간이 활기를 더하고 있다.
보탬플러스는 이어 ‘자작자작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인근 여인숙 골목까지 도시재생의 범위를 확장했다. 포장마차가 사라지고 난 뒤 여인숙을 제외하고 모두 폐점했던 황량한 골목을 관광객이 북적거리는 문화공간으로 바꿔놨다. 올댓트래블 현장 부스에서는 남들 다 가는 관광지가 아닌 충주의 숨겨진 로컬 여행지를 추천 받을 수 있는 1:1 동네 프로그램 상담이 진행된다.
그래도팜 원승현 대표 (사진=그래도팜)
그래도팜은 경북 의성의 유기농 토마토 브랜드다. 그래도팜의 토마토는 건강한 땅에서 자라 향이 진하고 깊다. 직접 만든 퇴비를 활용해 토양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공기가 통하는 땅에서 자란 토마토는 국내 유명 레스토랑에서도 사용되며 ‘향이 살아있는 토마토’로 입소문이 났다. 예약 대기만 수 개월에 이르기도 한다.
의성 토마토 농장에서는 토마토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토양 전시관 ‘소일갤러리’(Soil Gallery)를 운영 중이다. 토마토 농장과 갤러리를 투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토마토의 이야기와 미식 재료로서 토마토의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 올댓트래블 현장에서는 그래도팜 특별 투어 프로그램의 티켓을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유명 셰프와 콜라보한 투어 프로그램부터 기업·기관을 위한 단체 투어까지 프로그램 종류도 다양하다.
보라시골 메뉴 (사진=보라시골)
강원도 깊은 산골에 위치한 보라시골은 로컬 미식 여행을 통해 웰니스 경험을 제공하는 관광벤처기업이다. ‘시골에서 만나는 웰니스 라이프’를 모토로, 여행자들이 자연과 음식을 통해 진정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800평 규모의 키친가든에서 직접 산나물을 채취하고 건강한 식사를 함께하는 ‘웰니스 미식여행’, 사계절 자연 속에서 로컬 식재료를 배우고 요리하는 ‘자연주의 미식학교’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식재료의 가치와 의미를 되돌아보는 경험을 제공하며, 지역 농산물 소비와 지역사회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댓트래블 현장에서는 시음 행사를 비롯해 랜덤 추첨을 통해 30명 한정 제품 증정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신개념 여행박람회 ‘2025 올댓트래블’은 5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행사 마지막 날인 10일은 오후 4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만원, 학생은 5000원이다. 초청장을 소지하거나 박람회 홈페이지 또는 전시회 참관 등록 모바일 앱 ‘틱고’에서 5월 6일까지 사전 참관 등록을 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