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만 남았다… 농촌 금융망 마지막 보루

2 days ago 9

전국 금융 인프라 현황. 농협상호금융 제공

전국 금융 인프라 현황. 농협상호금융 제공
전국 팔도 땅끝마을까지 찾아가도 찾으면 나오는 곳이 있다. 바로 농협이다. 디지털 금융 전환과 비대면 서비스 확대 속에 시중은행들이 지방 영업망을 빠르게 축소하는 가운데, 농협 상호금융은 농업인과 지역사회의 든든한 금융 동반자로서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보다 금융 접근성과 지역 상생에 무게를 둔 ‘포용금융’ 전략이 농촌 금융 안전망을 지탱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점포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오프라인 영업망 축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중심 영업 전략이 강화되면서 농촌과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금융 접근성 저하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실제 2025년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수도권 점포 비중은 우리은행 71.5%, KB국민은행 68.6%, 신한은행 68.3%, 하나은행 63.5% 수준에 달한다. 디지털 금융 전환 흐름 속에 비수도권 점포 폐쇄가 이어지면서 지역 간 금융 인프라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ATM 감소세도 뚜렷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 ATM은 최근 5년간 3500여 대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농촌 지역 주민과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은 단순 입출금이나 금융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반면 농협 상호금융은 수익성 중심 경영보다 지역사회 금융 접근성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축협의 수도권 점포 비중은 25.4% 수준으로 시중은행 대비 현저히 낮다. 영남 1159개, 호남 789개, 충청 743개 등 전국 각지에서 총 4867개의 영업점을 운영하며 지역 금융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ATM 운영 규모 역시 압도적이다. 농협 상호금융은 전국에 총 1만6246대의 ATM을 운영 중이다. 시중은행 평균 대비 3배 이상 많은 수준으로,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의 생활 금융망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장 체감도도 높다. 문현영 강원 화천농협 과장은 “농번기나 명절처럼 금융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가까운 ATM이 없으면 주민들이 버스를 타고 시내까지 이동해야 한다”며 “농협 금융 인프라는 단순한 금융기기가 아니라 지역 주민 생활을 유지하는 필수 기반”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새로 설치된 농협상호금융 ATM 기기. 농협상호금융 제공

지역사회에 새로 설치된 농협상호금융 ATM 기기. 농협상호금융 제공

농협은 농촌 금융망 유지를 위해 매년 400억 원 이상의 예산도 투입하고 있다. 노후 점포 환경 개선과 금융 장비 현대화를 지속 추진하는 한편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도 힘을 쏟고 있다.특히 2025년 이후 하나로마트와 농협 주유소 등 생활 밀착형 거점을 중심으로 총 196대의 ATM을 신규 설치하거나 최신 기기로 교체했다. 농촌 지역 주민들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안정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농협은 이러한 전략을 단순 금융 서비스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유지와 상생의 핵심 역할로 보고 있다. 디지털 금융 확산이 빨라질수록 금융 소외계층 문제 역시 심화할 수밖에 없는 만큼, 농촌 금융 접근성 보장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성훈 농협 상호금융대표이사는 “농협 상호금융은 농업인과 지역사회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기조에 발맞춰 금융 소외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금융 환경 조성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