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교육-바우처… 시리아 귀환민 생계 회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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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감동경영] 월드비전

수확한 밀을 살펴보고 있는 사업 참여자. 월드비전 제공

수확한 밀을 살펴보고 있는 사업 참여자. 월드비전 제공
14년 넘게 이어진 내전은 끝났지만 시리아 귀환민들의 삶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집은 무너지고 농지는 폐허가 돼 생계를 이어갈 기반도 사라졌다. 식량 부족과 일자리 부족이 동시에 이어지는 가운데 긴급 구호를 넘어 이들의 자립을 돕는 지원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월드비전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2025년 11월부터 2026년 10월까지 ‘시리아 알레포주 제벨 사만 지역 내 분쟁 피해 취약 가구의 식량안보 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5억 원 규모다. 실향민과 귀환민, 수용공동체 주민 1900명이 직접 참여하고 주변 주민 약 8000명이 간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은 긴급 식량 지원과 농업 생계 회복을 단계적으로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6년 7월 현재 가장 취약한 190가구(950명)에 가구당 월 150달러씩 세 차례, 총 450달러(약 66만 원)의 긴급 생계 지원금을 지급했다. 근로가 가능한 참여자들은 인근 밀 농가에서 밀밭 관리와 수확 작업 등에 참여하며 소득을 얻고 있다. 동시에 소규모 밀 농가 190곳에는 기후 스마트 농업 기술 교육과 농민 참여형 실습 학교 1차 과정을 운영했으며 종자와 비료, 농기구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바우처도 지원했다.

이 사업은 단순한 긴급 구호에 머물지 않는다. 현금 지원으로 당장의 식량난을 덜고 단기 근로를 통해 소득을 마련한 뒤 농업 교육과 영농 지원으로 다음 재배를 준비하도록 설계했다. 공동체 회복도 중요한 축이다. 실향민과 귀환민이 수용공동체 농가에서 함께 일하며 농가는 부족한 일손을 확보하고 참여자는 소득을 얻는다. 공동 노동은 집단 간 신뢰를 높이고 귀환민의 사회적 재통합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사업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장기화된 분쟁과 귀환민 증가가 있다. 2024년 12월 정치적 전환 이후 약 200만 명의 국내 실향민과 167만 명 이상의 난민이 주로 튀르키예와 요르단에서 시리아로 돌아왔다. 그러나 귀환이 곧 삶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북서부 알레포주에는 약 20만 명이 귀환했지만 내전으로 무너진 농업 기반에 가뭄까지 겹치며 생계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알레포주는 시리아 전체 밀 생산량의 22%를 담당한다. 하지만 2024년 강수량이 평년보다 약 45% 적어 전국에서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역 중 하나로 꼽혔다. 내전으로 파괴된 관개시설과 농업 기반 위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시리아의 밀 생산량은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시리아 전역에서 1300만 명 이상이 식량 불안 상태에 놓여 있으며 생계 기반 없이 돌아온 귀환민들은 일반 주민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현실은 현장의 목소리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월드비전이 2026년 5월 알레포주 귀환 가정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 여성 가장은 “내 땅으로 돌아간다는 기대가 컸지만 막상 돌아와 보니 모든 것이 무너져 있었다”고 말했다. 한 아동은 “날씨도 바뀌고 학교도 바뀌고 친구들도 바뀌었어요. 너무 어려워요”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여성 가장은 “일자리도 없고 물가는 치솟는데 지난해 가뭄으로 농사까지 망치면서 아이들에게 밥 한 끼 제대로 차려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사업 종료 시점까지 식량소비지수(FCS)가 취약한 가구 비율을 현재 37%에서 20%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2013년부터 시리아에서 활동하며 2025년 한 해 동안 아동 253만 명을 포함해 422만 명 이상에게 보건·영양, 교육, 아동보호, 심리·사회적 지원, 식수 위생, 생계·식량 지원을 제공했다. 분쟁은 끝나도 삶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식량 지원을 넘어 귀환민들이 다시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스스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이번 사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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