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하루 뒤...박근혜, 1시간 만 송달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서류 송달을 연일 거부하고 대리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으면서 탄핵 심판이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2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헌재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우편과 인편을 통해 순차적으로 보낸 탄핵 심판 접수통지와 출석요구서, 준비명령 등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다.
관저에 우편을 보내면 경호처가 수령을 거부했고, 대통령실로 보내면 윤 대통령이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냈다.
이에 앞선 대통령 탄핵 사건과는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12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는데, 다음 날 서류가 송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닷새 뒤 노 전 대통령은 대리인단의 소송위임장과 의견서를 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12월 9일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헌재가 인편으로 약 1시간 만에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을 통해 송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일주일 뒤 소송위임장과 답변서를 제출했다.
계속 서류 송달이 안 되거나, 윤 대통령이 대리인을 늦게 선임할 경우 오는 27일 예정된 변론준비 기일이 연기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수령을 거부하면 공시송달·발송송달 등의 방법을 통해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헌재는 향후 절차적 흠결이나 공정성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을 고려해 신중히 처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소송 서류를 접수하지 않는 것을 두고 앞으로의 재판 전략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