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내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성뒤마을 설계 공모를 두고 호남권 건설사와 대형 시행사가 수주 경쟁에 나섰다. 서울 강남권 공동주택용지에서 자사 브랜드 단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판단에 적극 공모에 참여한 것이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자금력을 갖춘 호남권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진행한 ‘서초 성뒤마을 공공주택지구 공동주택용지 B1 블록 현상설계 공모’에 제일건설과 HL디앤아이한라, 우미건설, 중흥토건, 호반건설, 신영 등이 참여를 확정했다. 이 중 HL한라와 신영을 제외하면 모두 호남권 건설사다.
현상설계 공모인 만큼 건설사는 대형 건축사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제일건설은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HL한라는 희림과 손을 잡았다. 우미건설은 행림·디에이(DA)와 함께 공모에 나섰다. 중흥토건은 정림, 호반건설은 ANU, 신영은 해성과 공모를 신청했다.
성뒤마을 공공주택지구 중 규모가 가장 큰 성뒤마을 B1 블록은 민간분양으로 추진된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 3만102㎡에 지상 최고 20층, 700가구가 조성될 예정이다. 토지 공급가격이 3.3㎡당 5500만원이어서 예상 분양금액은 5042억원에 달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외에 개발 부지가 없는 서초구에 공급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등으론 진출이 어려운 강남권에 브랜드를 선보일 기회여서 수주 경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남 출신 건설사의 약진을 두고 업계에선 “어려운 시기에 여력을 비축해 본격적인 수주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사업성이 높은 서울 지역 주택사업을 두고 최근 호남권 출신 건설사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구로구 고척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에 호반건설과 BS한양, 금호건설 등이 현장 설명회에 참여해 수주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