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하청, 원청 교섭 요구 訴
옛 노조법 적용해 “교섭 의무 없어”
“노봉법 관계없이 인정해야” 의견도
금속노조 “현실 외면한 결정” 반발


이날 대법원이 선고한 사건은 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이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 결정하는 사용자”라며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데서 비롯됐다. 노조는 2016년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이듬해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에 이어 대법원도 하청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란봉투법 시행 전 사건에서는 구 노조법 법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대법원은 구 노조법에 대해 “하청 근로자에게 사실상 월급을 주거나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확인돼야만 원청을 사용자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해 왔다. 이날 대법원 역시 “구 노조법으로는 ‘사용자’ 개념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기존 해석을 재확인했다. 또 노란봉투법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구 노조법이 적용되는 2016년경의 단체교섭에 대해 종전 법리를 변경해 노란봉투법 규정과 유사한 법리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청노조는 과거 대법원이 “원청이 부당노동행위 주체로서 ‘사용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를 들어 단체교섭에서도 이런 결론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청이 하청노조에 대해 개입하지 않을 소극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넘어, 하청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응할 적극적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해석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흥구·오경미·신숙희·마용주 대법관은 노란봉투법 시행과 무관하게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례가 변경돼야 한다고 봤다. 이들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1990년대 이후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이 급격히 늘면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범위를 한정한 종전 법리는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사용자의 의미는 노동 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실현할 수 있는 지위·권한을 누가 가졌는지의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이날 대법원 판단에 대해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은 단체교섭의 경우 일관되게 근로계약 관계를 전제로 사용자성을 인정해 왔다”며 “노란봉투법 시행 전 사건에서는 이런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정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노란봉투법 시행 전후 분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법원이 명확하게 갈래를 쳐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 노란봉투법 시행 후 사건에선 결론 바뀔 수 있어
다만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접수된 교섭 청구 사건에서는 이 같은 대법원의 결론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다수의견에 선 이숙연 대법관은 보충 의견을 통해 “구 노조법의 해석으로는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 노란봉투법이 적용되는 사건에서는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는) 입법적 결단을 존중해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것”이라고 적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는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법원의 한 노동전담재판부 부장판사도 “다만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다시 교섭을 요구하면 이번에는 노란봉투법에 따라 판단해야 해 결론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17년부터 이어진 소송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앞으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겠다”고 밝혔다.다만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산업계에서도 법원이 판결문에서 여러 차례 ‘개정 전 노동조합법’을 기준으로 판결했다는 내용을 강조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판결이 앞으로 이어질 하청 기업들의 원청 교섭 요구에도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은 하청지회의 교섭 요구에 따라 이미 3, 4월 교섭요구확정공고를 내고 교섭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금속노조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강하게 반발했다. 금속노조는 “HD현대중공업 원청은 오랫동안 하청업체의 출퇴근과 휴식 시간, 인원 활용, 작업 배치와 안전 문제 등 생산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배, 결정했다”면서 “이번 판결은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진짜 사용자에게 책임을 묻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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