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가 전날 미국 측 휴전안에 대해 수정안을 전달했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휴전 협상을 위해 협상단을 파견했다”고 했다. 휴전 협상은 이어가되 기존 중재안에서 크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미국은 60일간 휴전과, 하마스가 억류중인 이스라엘 생존 인질 10명 및 시신 18구의 송환을 양측에 제안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은 하마스에 휴전 기간 중 종전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휴전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보장키로 했다. 앞서 이스라엘에 궤멸적 타격을 입은 하마스는 임시 휴전보다 종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휴전을 위해 하마스의 핵심 요구 사항을 최대한 보장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마스는 미국 휴전 중재안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영구 휴전을 위한 협상 지속을 합의안에 명시 △올 3월 휴전 협상 결렬 이전 상태로 이스라엘군을 가자지구에서 철수시키기 △유엔 등 국제 구호기관의 구호물자 반입 전면 재개 등의 요구가 담긴 수정안을 제안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올 5월 지상군을 투입해 가자지구를 점령한 데 이어, 구호품 배포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 가혹행위를 벌인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이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스라엘군은 5일에도 가자지구를 폭격해 구호품을 받으려던 민간인 10명을 포함해 최소 24명이 숨졌다.미국의 휴전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대통령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이스라엘도 휴전에 동의했고, 하마스도 긍정적 반응을 보인 만큼 다음 주 중 가자전쟁 휴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7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앞둔 가운데 전날 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휴전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가자지구 거주 팔레스타인 주민을 다른 나라로 이주시키는 이른바 ‘트럼프식 가자지구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비용을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BCG는 가자 주민 50만 명에게 1인당 4년간 임차료 및 1년 식비 등 9000 달러(1230만 원)를 지원할 경우 총 50억 달러(6조8000억 원)가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가자 주민을 타국으로 강제 이주시키는 구상이 반인권적이라는 국제적 비판이 거세게 일자 BCG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손을 뗐다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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