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단지별 온도차
대산·여수1호 외 논의 ‘올스톱’
에쓰오일 vs SK지오센트릭
울산 구조조정 주도권 싸움
나프타 가격 급등에 실적 악화
석유화학 사업재편이 중동전쟁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가 인상으로 인한 실적 악화까지 겹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사업재편 논의는 최근 한 달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진 데다, 기업들 사이 이견이 줄어들지 못하고 있어서다.
가장 속도가 더딘 곳은 울산 석유화학단지다. 대산과 여수1호는 사업재편안 제출을 완료했지만, 울산과 여수2호는 여전히 기업간 이견을 조율하지 못했다. 울산의 경우 올해 6월 완공을 거쳐 내년 상반기 상업 가동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경쟁력 없는 설비를 없애는 게 사업재편의 목표인 만큼, 샤힌 프로젝트의 물량은 감축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등 다른 기업들은 ‘감축의 과실을 에쓰오일이 다 가져가는 것 아니냐’며 강경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과 SK지오센트릭 등 기업은 최근에도 사업재편 관련 회의를 했으나 빠른 시일내 사업재편 안을 정부에 제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재편안이 제출되어야 정부의 지원 규모, 범위 등이 구체화할 수 있어 향후 절차 역시 늦춰질 전망이다.
여수 2호 프로젝트는 LG화학이 나프타분해시설(NCC) 1호기 가동을 중단하고 GS칼텍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LG화학 여수공장은 1공장과 2공장에서 각각 연간 120만t, 80만t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합작 시 자산 가치 평가에 이견이 있을뿐더러, 최근에는 합작 자체에 대한 주요 주주의 회의감도 생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학산업계 관계자는 “GS칼텍스는 정유 공장이 여수에 같이 있어, 정유 공장에서 나온 나프타가 자체 석화 설비와 균형이 맞는 상태”라며 LG화학과의 합작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동 사태로 인한 석유화학계 실적 악화 전망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석화사들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3월까지는 2월 계약 물량이 수출되는 덕분에 실적이 크게 줄지 않았지만 전쟁의 여파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원유와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원가 압박이 심해진 상태에서 정부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기도 쉽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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