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지수가 8000선을 돌파하며 역대급 급등세를 연출했지만 국내 증시 내부에서는 52주 신고가와 신저가 종목 수가 비슷하게 속출하는 등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최근 장세가 격렬하게 널뛰면서 전체 상장 종목 5개 중 1개는 올해 들어 신고가와 신저가를 동시에 갈아치운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2일까지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상장 종목(코스피·코스닥·코넥스 합산)은 총 1508개로 집계됐다.
이 중 코스피 시장에서만 545개 종목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스퀘어, 삼성전자우, 현대차,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물산, HD현대중공업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9개 종목이 지난달 말 또는 이달 초를 기점으로 52주 신고가는 물론 역대 최고가를 동시에 갈아치웠다.
반면 시장의 그늘도 깊었다. 같은 기간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1763개로 신고가 종목 수보다 더 많았다. 시장별로는 코스닥 종목이 1172개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코스피 종목도 530개에 달했다.
특히 지수 급등락 속에 변동성이 극대화되면서 올해 52주 신고가와 신저가를 모두 경험한 ‘널뛰기’ 종목은 무려 587개(전체의 20.4%)에 달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383개 종목이 이 같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으며 코스피 시장에서도 192개 종목이 동참했다. 코넥스 시장은 12개였다.
대형주 중에서는 시총 12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동성이 두드러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중순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 기대감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기록, 시총 4위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후 차익 실현 물량 등이 쏟아지며 하락세를 지속한 끝에 지난 8일 신저가로 추락했다.
정치 테마주와 업황 회복 주도주 간의 엇갈린 행보도 목격됐다.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테마주로 묶였던 에스제이그룹은 지난 2월 신고가를 찍은 뒤 선거 종료와 함께 신저가까지 폭락했다. 반면 서울반도체는 지난 1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바닥을 쳤으나 반도체 투자 심리 회복에 힘입어 넉 달 만인 지난달 중순 신고가를 새로 쓰는 반전을 이뤄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이 같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변동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BOJ) 등 주요 통화 정책회의가 변동성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AI발 (상승)추세가 훼손되지 않는 이상 실적주 중심의 압축적인 대응 유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주요 중앙은행이 갑작스러운 강력한 매파적 대응을 하지만 않는다면 시장 시선은 수출과 가격 상승이 증명 중인 2분기 호실적으로 무사히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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