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9단독 김보현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50대 남성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두 사람은 2008년 동거를 시작한 뒤 혼인신고를 했다. 당시 남성은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것으로 믿었고, 같은 해 3월 아이가 태어나자 함께 양육했다.
그러나 아이가 성장하면서 외모가 동남아인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보이자, 여성은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책임을 추궁당할 것을 우려해 가출을 결심했다. 여성은 2009년 3월 아이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맡기며 “금방 돌아오겠다”고 말한 뒤 남성 명의의 통장을 가지고 집을 떠났다.이후 남성은 해당 아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여성의 아버지와 함께 주변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생후 1년가량 된 아이를 보육원 정문 앞에 두고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두 사람은 이보다 앞선 2005년 사실혼 관계였던 당시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도 여성이 낳은 아이의 피부색이 흑인 같은 모습을 하는 등 남성의 친자가 아니었고, 함께 보육원을 찾아 아이를 정문 앞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2024년 지방자치단체가 출생 기록은 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아동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전수조사에서는 과거 유기된 2명의 아이가 아닌 또 다른 아이가 대상이었는데, 해당 사안은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종결됐다. 그러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진술을 통해 과거 두 차례 유기 범행이 추가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재판부는 “남성은 추운 날씨에 만 1세에 불과한 피해 아동을 직접 유기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여성 역시 남편에게 친자가 아닌 아이를 친자라고 속여 함께 양육하다가 아이를 남겨둔 채 무단가출해 보호 의무를 저버린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죄책도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 아동들이 모두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고,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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