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확산 우려로 나프타 공급 불안이 커지자 주식 시장에서 ‘탈(脫)플라스틱’ 관련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 장기화 시 일상에서 매일 쓰이는 비닐과 플라스틱의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체재로 관심이 쏠린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순한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0일 국내 증시에서 비닐과 플라스틱의 대체재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란 전쟁에 공식적으로 참전하며 홍해까지 봉쇄될 위험에 놓이면서다. 홍해 봉쇄 시 중동산 원유가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항로가 전부 끊기게 되면서 비닐과 플라스틱의 원료인 나프타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에 대체품인 종이 패키징과 재생 플라스틱 기업이 투자자의 주목을 끌었다.
가장 두드러진 종목은 한국팩키지다. 한국팩키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29.90%)까지 치솟으며 34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의 주력 생산품인 식품용 종이 포장용기가 플라스틱 및 비닐 용기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렸다. 골판지 제조업체인 신대양제지(5.60%) 삼보판지(1.98%) 주가 역시 상승했다.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비닐 포장재 충격 완화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이 밖에 재생 플라스틱 소재 기술을 확보한 에코플라스틱 주가도 이날 5.26% 오른 4300원에 마감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기초 원료로 비닐·플라스틱 용기·포장재 등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소재다.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릴 만큼 산업에서 꼭 필요한 재료지만,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며 국내 나프타 공급이 불안해졌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수입 나프타의 82.8%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에서 들어왔다.
이에 정부에서는 지난 23일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고 수출을 금지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2~3주 분량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후티 반군이 홍해까지 이중 봉쇄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다만 비닐과 플라스틱의 공급이 부족해지더라도 위 기업들이 수혜를 보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강세를 보인 기업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업체”라며 “생산 역량의 한계로 국내에서 부족한 비닐과 플라스틱의 수요를 전부 채울 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 분위기로 인해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기업의 펀더멘털은 변화하지 않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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