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대결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승수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각각 3승으로 동타를,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일본이 압도적인 우세를 기록 중이다.
26일 멕시코 엘 카말레온GC(파72)에서 열린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 오픈(총상금 2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와이 치사토(23·일본)가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쳤다. 그는 제니 배(미국)를 6타 차이로 꺾고 압도적인 스코어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일본 선수로는 다케다 리오(22), 사이고 마오(23)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이다. 올 시즌 34개 대회 가운데 12개가 마무리된 이날 기준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3승씩 거두며 자존심 대결 양상을 띠게 됐다.
일본은 루키를 중심으로 LPGA투어를 거세게 공략하고 있다. 지난 3월 블루베이LPGA에서 일본 선수로서 첫 승을 거둔 리오 역시 올 시즌 데뷔한 신인이다. 지난해 ‘무관의 신인왕’이던 사이고는 지난달 셰브런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로 첫 승을 장식했다.
한국은 베테랑들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TOC에서 우승한 김아림(30), 포드 챔피언십 우승자 김효주(30) 모두 LPGA투어 5년 차 이상 베테랑이다. 김아림은 투어 통산 세 번째, 김효주는 일곱 번째 우승을 올해 기록했다. 블랙데저트 챔피언십에서 한국에 세 번째 우승을 안긴 유해란(24)은 LPGA투어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일본은 최근 몇 년 사이 뛰어난 선수가 잇달아 LPGA투어에 진출한 결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기준 세계랭킹 톱10에 한국 선수는 3명, 일본 선수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사이고를 비롯해 투어 2승의 아야카 후루에(24)가 톱10 진입을 노리고 있다.
루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1~4위를 모두 일본이 싹쓸이했다. 리오가 472포인트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와이, 야마시타 미유, 이와이 아키에(23)가 뒤를 잇고 있다. 올 시즌 유일한 한국 선수 루키인 윤이나(22)는 리오에 364포인트 뒤진 108포인트로 신인왕 랭킹 10위를 기록 중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