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테일러 스위프트를 향해 악담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내가 테일러 스위프트를 아주 싫어한다고 말한 이후로 그녀가 더 이상 '핫'(HOT)하지 않다는 것을 눈치챈 사람 있나?"라는 글을 올렸다. 약 40분 뒤에는 스프링스틴을 비난하는 글도 게시했다.
그는 "아주 과대평가 된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미국 대통령에 대해 나쁘게 말하기 위해 외국에 간 것을 봤다"며 "나는 한 번도 그를 좋아한 적이 없고, 그의 음악이나 급진적인 좌파 정치도 좋아한 적이 없다. 그는 재능이 없고, 그저 거만하고 불쾌한 얼간이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스프링스틴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한 것을 두고도 "조 바이든은 우리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이 말라비틀어진 자두 같은 로커는 우리나라로 돌아올 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고 힐난했다.
스프링스틴은 지난 14일 영국 콘서트에서 "미국은 250년 동안 희망과 자유의 등불이었으나, 지금은 부패하고 무능하며 반역적인 행정부의 손안에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의 동맹국들을 저버리고 독재자들의 편을 들고, 이념적 요구에 굴복하지 않는 미국 대학들에 자금 지원을 철회하고 있다. 적법한 법적 절차 없이 주민들을 몰아내 외국 구금시설과 교도소로 추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비난에 미국음악인연맹(AFM)은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테일러 스위프트를 감싸고 나섰다. 티노 갈리아르디 AFM 회장은 성명을 통해 "두 회원이 미국 대통령에게 지목돼 개인적으로 공격받는 상황에 침묵하지 않겠다"며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테일러 스위프트는 뛰어난 음악가이다. 음악가에게는 표현의자유가 있고 우리는 모든 회원과 연대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연예인 비판은 무디스가 75년 만에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관심을 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무디스가 미국의 최고등급을 박탈한 것은 75년 전인 1949년 이후 처음이다.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로는 부채 증가를 들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 부채는 지난 15일 기준 약 36조2200억 달러(약 5경744조원) 규모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23%에 달하는 수치다. 무디스는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연방 재정지출은 증가했지만 감세 정책으로 재정 수입은 감소했다"며 "과세와 지출을 조정하지 않으면 예산 유연성이 계속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백악관은 비판에 나섰다. 스티브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자신의 엑스에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부터 트럼프에 반대한 오바마의 자문가이자 클린턴의 후원자"라며 "그는 여러 번 틀렸다. 그의 분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였던 스티븐 무어 헤리티지재단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이 Aaa가 아니라면 어떤 자산이 그럴 수 있겠나"라며 신용등급 강등을 비판했고 조지프 라보르냐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수석경제학자도 무디스가 가정한 세수 전망이 과도하게 비관적이라고 주장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