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모 시니어아미 대표 인터뷰
자주적인 시니어 역할 강조
어르신 대접 강요하면 안돼
나라 위해 스스로 헌신하면
자연스레 청년도 존경할 것
“2004년생 20살 여성도 ‘나라를 지켜야 한다’며 시니어아미에 가입했습니다.”
윤승모(61) 시니어아미 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지난해 출범한 시니어아미의 회원 구성엔 성별·나이·계급의 벽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가입 신청도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1992년생인 30대 여성도 최근 가입서를 제출하면서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되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전직 장성부터 교수, 의사 등 인텔리 출신들이 많이 시니어아미에 가입하고 있다”며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현재 시니어아미의 회원 수는 2400명에 달한다. 몇 달새에만 수백여명이 늘었다.
시니어아미는 인구 절벽 시대에 병력 자원 급감을 막기 위해 설립됐다. 윤 대표를 비롯한 이사진들은 시니어 세대들이 청년 세대에 앞서 국가,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다가 위국헌신을 목표로 시니어아미를 창립했다. 시니어아미의 기치도 ‘나라가 부르면 우리는 헌신한다’다.
윤 대표는 “세계 최저 출산율이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고, 북한의 핵 위협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현재 50만명의 국군은 2040년이 되면 30만명 조차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북한군 병력은 130만명에 달한다.
그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예비군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며 “시니어 세대들은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강한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는 언제든 전선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동원훈련을 실시하고, 꾸준히 체력 단련을 실천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윤 대표는 ‘새로운 시니어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955~1974년 출생한 W세대(Wisdom·Wealth·Well-being·Work)는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Wisdom) 수준이 높고 자산(Wealth)을 많이 축적했으며 건강관리 등 웰빙(Well-being)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정년과 상관없이 일(Work)에 대한 의지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
윤 대표는 “시니어는 변하고 있다”며 “현재의 시니어는 과거 7080 세대보다 자존감, 자립심이 높아진 만큼 ‘어르신’ 대접을 당연히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대접을 받으려면 나이에 기대지 말고 대접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일을 해야 한다”며 “조용히 실천한다면, 청년들도 시니어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레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특권 의식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윤 대표의 말처럼, 시니어아미는 국가로부터 보조금 지급을 바라지 않는다. 애초에 돈을 목표로 설립된 단체도 아니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조건 없는 헌신을 강조한다”며 “봉사에서 보람과자긍을 느끼고 싶어 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젊은 현역 세대에게 기대지 않고 인생 100세 시대를 자력으로 마감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시니어아미는 국방부와 협력을 통해 예비군훈련장을 빌려 동원훈련에 나서고 있다. 향후에도 국방부와 소통을 강화해 훈련을 정기화하겠다는 게 윤 대표의 다짐이다. 그는 “최근 대한민국 지원예비군 지원 조건에서 나이 요건이 삭제됐다”며 “시니어아미가 정식 국가 자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