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광주 '무자격 선수' 논란... 포항 이어 강원도 '이의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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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전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광주FC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강원FC전 경기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이른바 '무자격 선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포항 스틸러스에 이어 강원FC도 광주가 무자격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켰다는 취지로 공식적인 이의제기에 나섰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27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어제(26일) 오전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이의를 제기했다"며 "광주가 무자격 선수를 출전시켰다는 취지로 규정에 따라 이의를 신청했고, 연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원은 지난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결과와 무관하게 이날 출전한 광주 일부 선수들을 K리그에 등록될 수 없는 무자격 선수로 보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앞서 포항 구단도 같은 이유로 광주전 직후 연맹에 이의를 제기했다. 여기에 강원도 이의를 제기하면서 최근 광주와 경기를 치른 두 구단이 연속으로 연맹에 무자격 선수 논란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 됐다.

광주FC 엠블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의 무자격 선수 논란은 구단의 행정 촌극에서 비롯됐다. 지난 2023년 아사니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대기여금 3000달러(약 420만원)를 미납했다가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으면서다. 연대기여금은 선수 영입 시 발생하는 이적료 일부를 해당 선수가 뛰었던 유스팀에 나눠주는 제도인데, 광주 구단은 FIFA 클리어링하우스(FCH)에 입금해야 하는 3000달러를 제때 입금하지 못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입금 실패 및 담당 직원의 휴직으로 인한 업무 공백이 그 이유였다. 구단에 따르면 지난해 두 차례와 올해 5월 등 세 차례에 걸쳐 FCH 지정 계좌로 연대기여금을 납부했지만 입금되지 않았다. 이에 FCH는 구단 담당자 이메일로 납부 독촉을, 대한축구협회는 징계결정문을 각각 보냈으나 구단 담당자가 휴직한 뒤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메일을 확인조차 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FIFA가 지난해 12월 광주 구단에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내렸고,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광주는 FIFA 징계 시점 이후 10여명의 선수를 영입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대한축구협회도 FIFA의 광주 징계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광주가 징계 기간 영입한 선수들을 등록시켰다. K리그 다른 구단들은 FIFA의 등록 금지 징계 기간 영입돼 등록된 선수들을 '무자격 선수'로 보고 잇따라 이의제기에 나선 것이다.

연맹 경기 규정 제33조 2항에 따르면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전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돼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되면,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클럽이 0-3으로 패배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돼 있다. 규정상 무자격 선수란 K리그 미등록 선수 등 그 시점에서 경기 출전 자격이 없는 모든 선수를 의미한다.

광주FC의 아사니 연대기여금 미납 및 FIFA 징계 미인지 사안 관련 사과문. /사진=광주FC SNS 캡처

광주 구단은 우선 지난 21일에야 연대기여금을 납부한 뒤 FIFA로부터 납부가 완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사과문을 통해 "업무 공백에 대한 부분을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책임 있는 자세로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고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겠다"며 "철저한 원인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밝히고 향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광주 서포터스는 최근 비판 걸개를 통해 구단 행정을 비판했다.

광주 구단 사과 이튿날 축구협회도 "FIFA 징계위원회로부터 광주FC에 대한 징계절차는 즉시 종료되며, 선수 등록 금지도 해제됨을 안내한다고 통보받았다"면서 "이번 광주FC 사건에 대한 책임에서 (축구협회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FIFA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광주 사태와 관련해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로 인해 발생한 사고다.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에 출전한 광주 소속의 해당 선수(겨울 합류)들을 무자격 선수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밝혔다가 비판을 받았던 축구협회는 "'원칙 파기 및 규정 준수' 또는 '광주FC 편들기'라는 일부 언론과 구단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히 인식하고 있음을 밝힌다. 리그와 대회의 안정화라는 가치가 관용 없는 규정 준수에 앞선다는 심사숙고 끝에 내려진 결정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해 협회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한편 연맹은 포항과 강원 구단이 제기한 무자격 선수 논란 관련 이의 신청을 접수했지만, 광주 구단의 선수 등록 금지 징계 주체가 FIFA인 데다 징계 기간 선수 등록 행정은 축구협회가 진행한 터라 선제적으로 조치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FIFA가 어떠한 결론을 내릴 것인지부터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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