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하나 갖고 싶은데"…'칩플레이션'에 속상한 남편들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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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하나 갖고 싶은데"…'칩플레이션'에 속상한 남편들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플스(플레이스테이션)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

수년전 정부 부처를 출입하던 후배 기자는 세종에서 장기간 근무했다. 서울에 가족을 둔 그는 세종에서 밤마다 홀로 시간을 보냈다. 적적하던 그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선배 기자의 게임기인 플스를 탐냈다. 부인 눈치를 보면서 값비싼 플스를 사들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지금은 더 엄두를 내지 못할 듯하다. 수차례 올린 플스가 지난 2일 가격을 재차 인상했기 때문이다. 플스를 비롯해 노트북, 외장하드, USB 등 가격이 고공행진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치솟는 '칩플레이션' 때문이다.

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지난달 노트북을 비롯한 컴퓨터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2.4% 올랐다. 이는 2009년 1월(14.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컴퓨터소모품(7.7%)과 컴퓨터수리비(10.4%) 가격도 급등했다. USB메모리와 외장하드 등을 의미하는 저장장치는 49.0%나 뛰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 가격이 고공행진한 영향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시장의 메모리 반도체를 쓸어담았다. 수요 과잉 흐름에 메모리 가격은 연일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범용 DRAM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9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낸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평균 55~60% 올랐다.

국가데이터처는 여기에 노트북 등의 수요가 많은 신학기 시즌이 겹친 것도 최근 메모리 제품 가격을 띄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가격 오름세는 전 제품으로 확산하고 있다.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5 시리즈 가격을 오는 4월 2일부터 100~150달러가량 인상했다. PS5 기본형 모델은 기존 549.99달러에서 649.99달러로, PS5 디지털 에디션은 499.99달러에서 599.99달러로 올렸다. 레노버, 델, 에이수스 등 주요 PC 제조사도 올 들어 제품 공급가를 15~30% 인상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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