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시장에서의 외환 거래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물환 거래보다 파생상품 거래가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왝더독’ 현상이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은 달러와 원화 실물을 직접 거래하는 대신 약정 환율과 거래 당시 환율의 차액만 정산하는 선물환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이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서 활발하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NDF 시장에서 하루평균 원화 거래 규모는 498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현물환 시장의 하루평균 거래 규모는 351억달러였다. 현물환 시장보다 NDF 거래 시장 규모가 더 큰 것이다.
NDF 시장에서 선물환 계약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외국환 은행은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현물을 매수해 헤지에 나선다. NDF 계약이 많을수록 실물 달러 매수 수요가 늘어나며 환율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특히 최근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며 NDF 시장을 활용한 ‘원화 캐리트레이드’ 규모가 커졌다. 원화를 차입해 달러에 투자하면서 금리 차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최근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며 이 같은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밤사이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해 NDF 환율이 급등하면 다음날 서울외환시장 환율 시가가 전날 종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사례도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NDF 거래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경우가 있다”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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