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살린 다저스의 독한 결심…“106승하고 지구 우승 못 해. 승리 위해 테일러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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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김혜성이 1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홈경기 5회말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린 뒤 1루로 뛰어가고 있다. LA(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다저스 김혜성이 1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홈경기 5회말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린 뒤 1루로 뛰어가고 있다. LA(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김혜성의 활약으로 테일러가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됐다.”

기존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던 LA 다저스 김혜성(26)이 메이저리그(MLB) 로스터에서 생존하게 됐다.

다저스는 19일(한국시간) 오른 발목 염증으로 전열을 이탈했던 토미 에드먼을 부상자명단(IL)에서 복귀시켰다.

당초 에드먼의 이탈로 콜업의 기회를 얻었던 김혜성에게는 에드먼이 복귀하면 마이너리그로 돌아가리란 예상도 적잖게 나왔다.

하지만 다저스의 선택은 달랐다.

김혜성을 로스터에 그대로 두는 대신, 다저스에 오랜 시간 몸담았던 베테랑 크리스 테일러를 방출했다.

디애슬레틱은 “에드먼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내야수 김혜성에게는 MLB 로스터에 잔류할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MLB닷컴은 “테일러의 방출은 김혜성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복귀 이후까지도 로스터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김혜성은 빅리그 데뷔전이었던 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부터 14경기에서 타율 0.452, 1홈런, 5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6으로 활약했다.

김혜성의 생존 뒤에는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부문 사장의 결심이 있었다.

디애슬레틱은 “다저스가 감정적이지 않은 판단을 내렸다”며 “최근 오스틴 반스에 이어 팀의 대들보와 같던 베테랑들을 잇달아 내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리드먼 사장은 “(테일러는) 우리 구단의 가장 위대했던 순간들 한가운데 있던 선수였다”면서도 “활약의 흔적은 남겠지만, 더 많은 승리가 필요한 우리로선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다저스 김혜성이 1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홈경기 도중 득점을 올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LA(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다저스 김혜성이 1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홈경기 도중 득점을 올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LA(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다저스가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던 배경에는 김혜성의 활약이 있었다.

디애슬레틱은 “김혜성의 활약으로 다저스에는 테일러가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됐다”며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스윙을 교정한 뒤로 구단의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다저스가 수년간 갈망한 ‘스피드’라는 전혀 다른 무기를 제공하며 입지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현재 29승18패로 올 시즌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프리드먼 사장에게는 안주할 수 없는 위치다.

그는 “2021년 우리는 106승을 거두고도 지구 우승을 못 한 적이 있다”며 “최근의 결정들은 이번 한 주를 매우 힘들게 만들었지만, 어려운 결정임에도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내린 결정들이었다”고 돌아봤다.

1위에도 위기의식을 가져야만 팀의 일차 목표인 지구 우승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혜성을 잔류시키기로 한 다저스의 결정은 곧 팀의 전력 상승을 의미하는 셈이다.

디애슬레틱은 “다저스는 로스터를 적절히 잘 활용하고 있다”며 “에드먼에 이어 에르난데스까지 복귀하면 김혜성의 출전 기회 자체가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김혜성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 팀 내에서 충분한 가치를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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