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리 올림픽 이후 12월 열린 국가대표 선수단 포상식에서 김택규 회장이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수장을 가릴 회장 선거를 진행한다. 공금 횡령 및 배임·갑질 등 의혹을 받고 있는 김택규(60) 회장도 후보 자격을 회복해 출마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제32대 배드민턴협회장 선거가 오는 23일에 치러지며 김 회장이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고 알렸다.
당초 선거는 지난 1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입후보가 불허됐던 김 회장이 제출한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이 동부지방법원에서 일부 받아들여지면서 잠정 연기됐다. 결국 지난 17일 선거운영위원회가 열렸고 김 회장의 입후보 불허를 무효 처리했다. 이로써 김 회장은 후보 자격을 되찾았고 연기됐던 선거는 오늘 23일 열리게 됐다.
김 회장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선거운영위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회장선거관리규정 제4조(위원회의 구성) 제2항 제2호에 따르면 정당의 당원은 위원이 될 수 없으나, 나를 탈락시키기 위해 위촉된 세 명의 위원이 불법적으로 선거의 중요 사항을 결정하면서 나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운위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 나의 후보 자격 유지와 선거일을 오는 23일에 재실시한다는 결정만 번복"했다며 "후보자 기호를 이미 세 후보가 1~3번을 부여받아 사용하고 있으니, 4~10번 중 고르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고 전했다.
배드민턴협회. /사진=뉴시스 |
선거 운동에 있어서도 불합리하다고 호소했다. 다른 세 후보가 지난 9일부터 선거 운동에 돌입한 반면 자신은 입후보가 불허됐던 터라 동등한 조건에서 선거 운동을 펼치지 못했다는 것. "법원의 판결을 무시한 선운위와 이를 방관하고 있는 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조치와 더불어 다시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하려 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김 회장은 "대한민국 배드민턴과 선수, 지도자, 동호인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차마 그렇게까지 해선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 시간부로 선운위의 모든 결정을 수용하고 당당하게 이번 선거에 임할 것을 밝힌다"고 전했다.
다만 김 회장이 투표에서 얼마나 표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조사 결과 김 회장이 후원 물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횡령·배임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해임을 건의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법원은 선운위에서 결정한 김 회장의 입후보 불허에 대해선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것이 김 회장의 공금 횡령 및 배임 등에 대한 무혐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택규 회장은 기호 4번으로 출마한다. 김 회장은 차례로 기호 1~3번을 부여받은 최승탁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60), 전경훈 전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51), 김동문 원광대 교수(50)와 경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