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1001일만에 우승컵… “특별한 하루, 골프 여정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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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제패
“우즈가 가장 먼저 축하 메시지 보내… 골프가 때론 가혹하게 느껴졌지만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경험 생겨” …16일 ‘디 오픈’서 메이저 우승 도전

김주형이 13일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버릭 르네상스클럽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뒤 부상으로 받은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차량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33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주형은 세계 랭킹도 33위로 뛰어올랐다. 현대자동차 제공

김주형이 13일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버릭 르네상스클럽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뒤 부상으로 받은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차량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33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주형은 세계 랭킹도 33위로 뛰어올랐다. 현대자동차 제공
“우승 트로피가 얼마나 무거운지 잊고 있었다.”

김주형(24)은 2년 9개월여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뒤 이렇게 말했다. 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온 김주형은 기자회견장 테이블 위에 놓인 술잔 모양 트로피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다시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나의 노력을 믿었다. 오늘은 정말 특별한 하루다”라고 말했다.

김주형은 13일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버릭 르네상스클럽(파70)에서 끝난 PGA투어, DP월드투어(옛 유럽투어) 공동 주최의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았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를 적어낸 김주형은 호주 교포 이민우(28)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PGA투어 통산 4승을 기록한 김주형은 ‘탱크’ 최경주(56·8승)에 이어 한국 선수 우승 횟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33개월 만에 우승한 김주형의 세계랭킹은 기존 66위에서 33위가 됐다. 우승 상금은 162만 달러(약 24억 원)다.

김주형은 2022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당시로서는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20세 1개월 17일)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해 10월과 이듬해 10월에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을 2년 연속 제패한 그는 1년 2개월 동안 3승을 쓸어 담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1·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21세 3개월)에 투어 통산 3승을 달성한 김주형은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주형은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 우승 후 66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며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해엔 페덱스컵 랭킹 94위에 자리해 상위 70위까지 출전하는 플레이오프에도 나서지 못했다. 한때 11위까지 올랐던 세계랭킹도 올해 6월 152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책 ‘내려놓음’을 쓴 이용규 선교사의 딸 서연 씨와 결혼한 김주형은 2026시즌 재기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고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1001일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그는 2022년 초청 선수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3위를 해 PGA투어 첫 톱10에 진입한 바 있다. 우승 직후 눈물을 쏟은 김주형은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은 모든 것이 시작된 대회다. 우승자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면 방에 가서 몇 시간을 울었을 것 같다”면서 “골프가 가혹하게 느껴졌던 때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올해 2월부터 우즈의 옛 스승인 숀 폴리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스크린골프리그 ‘TGL’에서는 우즈와 같은 팀에서 뛰면서 여러 조언도 받았다. 김주형은 “오늘 가장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내온 사람도 우즈”라고 말했다. 길었던 우승 갈증을 씻어낸 김주형은 16일 개막하는 ‘디 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김주형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2023년 디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2위다. 김주형은 “나이가 들고 성숙해지면서 나의 골프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디오픈이 열리는) 다음 주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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