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한국GM) 노동조합이 국내 공장에 신차 물량을 배정해달라며 쟁의행동에 돌입했다.
글로벌 생산 거점들이 치열한 신차 물량 확보전을 벌이는 가운데, 반복되는 파업은 국내 공장의 생산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워 오히려 신차 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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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가 지난 16일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인근에서 2026년 임금단체협상을 위한 전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스1) |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전날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조기 출근과 잔업·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추가 투쟁 방향과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 △1인당 약 3000만원의 성과급 지급 △주 4.5일제 도입 △국내 공장 신차 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가장 앞세우는 요구는 신차 배정이다. 현재 주력 생산 차종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이후 부평·창원 공장이 맡을 후속 차종이 불분명한 만큼 이번 교섭에서 중장기 생산 계획을 확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차 배정을 요구하면서 생산 차질을 유발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99% 이상은 해외 시장으로 수출된다. 잔업과 특근이 중단되면 생산량이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선적 일정과 현지 딜러 공급은 물론 협력사의 부품 납품 계획까지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GM 본사는 글로벌 공장별 생산비, 가동률, 납기 준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차종별 생산 거점을 선정한다. 국내 공장이 신차를 배정받으려면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입증해야 하지만 반복되는 쟁의행동은 정반대의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본사가 글로벌 생산 물량을 배분할 때는 각 공장의 생산 안정성과 납기 준수 능력 등을 중요하게 따진다”며 “노사 갈등으로 매년 생산 일정이 흔들리면 본사로서는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어지고 물량을 해외 공장으로 돌릴 명분만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 업계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잇따라 난항을 겪으면서 산업 전반의 생산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5월 울산공장 본관에서 첫 상견례를 한 이후 총 15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지난 14일 노조는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기아 노사도 현재까지 5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교섭이 계속 공전할 경우 노조가 쟁의행동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르노코리아 노사 역시 지난 4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시작해 현재까지 12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임금과 복지 등 주요 사안을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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