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미봉남’ 시즌2
“트럼프와 좋은 추억 있다”
韓 향해선 “통일은 불필요”
李 “현실적 대안은 核동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추억’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미·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2019년 미·북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수차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희망한 것에 일정 부분 화답한 모양새다.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내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판문점 ‘깜짝 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김 위원장은 비핵화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핵무력이 이미 헌법에 명문화됐다며 “우리에게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한국과는 일절 상대하지 않겠다”며 ‘통미봉남(通美封南)’ 기조를 내세웠다. 그는 “결단코 통일은 불필요하다”며 “어느 하나가 없어지지 않으면 안 될 통일을 우리가 왜 하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풀 열쇠로 ‘중단→감축→비핵화’ 등 3단계 접근법을 재차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동결에 대해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체제 안정이란 현실적 목표 때문에 핵을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응급조치로서 핵 개발·수출과 미사일 개발을 현 상태에서 멈추는 것 자체도 유익한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부는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적대적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