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도로 평양 한복판에 세워진 53층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은하’가 완공 10년만에 심각한 붕괴 우려를 낳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5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의 53층 아파트 주민들이 구조 안전성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아파트 외벽에는 균열이 뚜렷이 보이고, 타일 등이 곳곳에서 떨어진 사진도 공개됐다.
미래과학자거리는 김정은 집권 후 처음으로 평양 중심에 조성된 주택 지구다. 건설에는 군인 건설자와 돌격대가 투입됐다.
북한은 이곳을 ‘최고 수준의 주택 단지’로 선전했다. 김정은은 단지 이름을 직접 짓고 “궁궐 같은 살림집”이라며 자랑했다.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은하’에는 핵·미사일 개발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주로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붕괴 우려가 커진 것은 이른바 ‘속도전’ 때문으로 보인다. 2015년 김 위원장은 지시로 53층 규모 아파트는 9개월 만에 완공됐다.
소식통은 “김정은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는 다 엉터리”라며 “최근 건설되는 새 거리나 아파트를 보면 겉모습은 번듯하지만, 건설물의 질은 과거에 지은 아파트보다 못하다”고 RFA에 말했다.
앞서 북한에서는 2014년 5월 평양 평천구역 안산 1동에 있는 23층짜리 아파트가 붕괴해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 당국은 사고 발생 소식과 인민보안상(현 사회안전상), 평양시당 책임비서 등이 주민과 유가족에게 공개 사과를 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북한 내 고층 건물에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