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홈플러스 600억 대출 보증…'쥐꼬리 사재출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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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4월 10일 오후 4시 21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사진)이 홈플러스의 600억원 급전 대출에 보증을 선다. 지난달 수백억원 증여에 이은 후속 조치다. 이달까지 미지급된 소상공인 결제대금 정산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압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추가 사재 출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큐리어스파트너스로부터 DIP(debtor in possession) 파이낸싱 방식으로 6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DIP 파이낸싱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일종의 구제 금융이다. 대출 조건은 금리 연 10% 만기 3년이다. 이 대출에서 김 회장이 지급보증을 선다. 홈플러스가 갚지 못하면 김 회장이 대신 갚는다는 얘기다.

홈플러스는 이 자금으로 미지급 소상공인 결제대금을 정산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김 회장이 홈플러스에 증여한 자금으로 영세업체 2000여 곳의 결제대금을 정산했다. 사재 출연금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과 지급보증 모두 소상공인 결제대금 정산으로 국한됐다.

하지만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선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회장이 보증을 선 DIP 파이낸싱 채권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다른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앞선다. 메리츠금융그룹 등 홈플러스의 채권자들은 사재 출연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선 적지 않은 현금이 필요하다. 대기업 협력사 등에 지급해야 할 매출 대금은 오는 6월 이후로 정산 시점을 미뤄놨다. 1~2월 발생한 매출 대금 중 미정산분을 당장 지급할 여력은 없다.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 문제도 실타래처럼 꼬여 있다. 4600억원 규모 미상환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해 전액 변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갚을 돈이 없다.

정치권과 채권단의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해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을 포함한 실질적인 구제 방안을 이날까지 제출하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임대료 조정과 인력 구조조정, 이자 삭감 등의 전제 조건은 MBK와 김 회장의 의미 있는 사재 출연”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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