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블룸버그 인터뷰
다수 기업들 美입국 꺼려
10년간 GDP의 3.5%까지
한국 국방비 증액 검토 중
김민석 국무총리(사진)가 미국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의 미국 내 투자 프로젝트들이 불확실한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25일 공개된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재 조지아주에서 진행 중인 투자의) 의미 있는 진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프로젝트들이 완전히 중단되거나 공식적으로 보류된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다수의 근로자가 미국에 입국하거나 재입국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안전에 대한 확고한 보장이 없는 한 근로자들과 그들의 가족이 미국에 다시 입국하기를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이달 초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있는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17명이 구금된 사건 이후 비자 제도 개정을 위해 협의 중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3500억달러(약 490조원) 투자를 요구한 데 대해선 "미국과의 투자 약속 규모가 한국 외환 보유액의 70% 이상에 달한다"며 "미국과의 통화 스왑 협정이 없다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상당한 재정 부담을 주는 거래는 국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통화스왑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총리는 안보와 관련해 자주국방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향후 10년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최근 3.5%를 언급한 것은 그것이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올해 국방비는 GDP 대비 2.32%다. 북·미 간 대화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인터뷰가 공개된 이후 총리실은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사실상 일이 진전될 수 없다'는 발언과 관련해 "현재 조지아주에서 진행 중인 투자와 관련된 것이고, 한미 간 논의되고 있는 3500억달러 투자와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전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