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규모 호텔과 보여줄 콘텐츠 많아
새집 냄새 빼는게 마지막 남은 문제”
미중 정상회담 장소는 ‘박물관’ 추천
김민석 국무총리는 23일 경북 경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관세협상을 둘러싼 미중 관계 등 여러 문제와 한미 간 (관세협상) 등을 포함한 여러 이슈들이 정리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며 “(APEC이) 그렇게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통상전쟁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에서 트럼프 2기 출범 첫 미중 정상회담을 갖는 만큼 APEC이 한국의 외교적 중재 역할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 “APEC 개최, 경주로 선정하길 잘해”
김 총리는 한미 간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선 “초반에 상당히 간극이 컸던 쟁점들이 좁혀진 건 분명하다”면서도 “막판 쟁점이 APEC 정상회의까지 합의될 수 있을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관세 등에 대해서)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APEC 정상회의 최종 현장점검을 위해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경주를 찾은 김 총리는 “큰 틀에서 공사나 인프라 준비는 다 끝났다”며 “마지막 남은 1%는 하늘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APEC 준비를 위해 8차례 경주를 찾은 김 총리는 “사실 경주에서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한 번, 두 번, 세 번 경주를 오면서 경주로 선정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큰 규모의 호텔들을 이 정도로 가지고 있기도 쉽지 않고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준비 작업의 마지막 과제로 ‘냄새’를 꼽았다. 김 총리는 “의외로 맨 마지막에 문제는 냄새”라며 “악취가 아니라 새 집에서 나는 것 같은 냄새를 어떻게 빼느냐로 인해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 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 등 조성 완료
경주 보문단지 내 엑스포대공원에는 ‘경제 전시장’이 새롭게 들어섰다. APEC을 계기로 한국을 찾는 해외 인사들에게 국내 산업·문화를 알리기 위해 만든 곳. 전시장은 대한민국 산업역사관, 첨단미래산업관, 지역기업관, K-경북푸드 홍보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장 내에선 인공지능(AI) 초상화 로봇, 선박 자율주행 장비 등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28일부터 열리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 리더 1700여 명이 모인다. 대한상의는 이번 APEC의 경제적 효과가 7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화백컨벤션센터 바로 옆에 자리 잡은 국제미디어센터에는 국내외 1000여 명의 언론인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장호 APEC 준비지원단 의전홍보과장은 “30, 40개 참여 지역기업들이 경제 전시장을 통해 (해외 기업과) 일대일 미팅이나 투자 유치 설명회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PEC 행사를 위해 국립경주박물관 내 새롭게 조성한 만찬장은 주요 양자회담 장소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 장소로 그곳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경주=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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