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해단식서 김문수 작심 비판
“계엄 대통령의 뜻이 당에 일방적으로 관철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당대표·공직후보 선출”
권성동은 “잡음 없이 뛴 민주당 배워야” 반박
친한계, 내일 의총서 권 원내대표 사퇴 요구할 듯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대선 패배 요인에 대해 “우리 당이 계엄을 했던 대통령을 뽑았고, 대통령의 뜻이 당에 많이 일방적으로 관철된 데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며 “정치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수단이 중요한데, (대통령이) 매우 적절치 않은 수단을 쓰는 데 그걸 제어하는 힘이 우리 내부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계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나타났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과 이를 전후해 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제어하지 못한 것을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김 후보는 “어떤 사람을 당 대표로 뽑느냐, 공직 후보로 뽑느냐,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졌다. 삼척동자가 봐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공직 후보를 뽑지 않았나”라며 “깊은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3년 김기현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한 과정과 같은 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옹립하는 과정, 이번 대선 후보 결정 과정에서 한덕수 전 총리로의 ‘후보 교체’ 논란 등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5일 예정된 의총에서도 대선 패배의 원인 진단과 지도부 사퇴와 당내 분열상 해결 등 해결책을 두고 격론이 오갈 전망이다. 의총에서 친한계가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국민들이 불법계엄과 불법계엄 세력을 옹호한 구태정치에 대해 단호한 퇴장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기득권 정치인들만을 위한 지긋지긋한 구태정치를 완전히 허물고 국민이 먼저인 정치를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권 원내대표를 향해 “고민하지 않으셔도 된다. 정답은 명확하다. 이제는 정말 떠날 때다. 오늘을 넘기지 말라”고 압박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선거 패배에 대해 “우리 안의 혼란과 분열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스스로를 해체하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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