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프서 오타니 에이전트와 만나…“아직 사람 일은 몰라”
지구 반대편 ‘눈과 얼음의 도시’ 중국 하얼빈에서 펼쳐진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홈런 세리머리를 펼친 선수가 등장한 것이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김길리(성남시청)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 오르며 엄지와 검지, 새끼 손가락을 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도영이 홈런을 쳤을 때 하는 세리머니와 같다.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도영은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미국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팬 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통해 알려주셔서 보게 됐다. 쇼트트랙에서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는 김길리 선수에 대해 알고 있었고, 무척 놀랐다”고 당시 순간을 떠올렸다.김도영은 “KIA 팬이라고 하셔서 영광이고, 신기했다. 어디에나 KIA 팬들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길리는 자신의 세리머니에 대해 “내가 원래 하던 세리머니와 KIA 타이거즈 김도영 선수의 세리머니가 비슷했다”며 “KIA 팬으로서 KIA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만큼 그 기운을 갖고 가고 싶어서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길리와 김도영은 내년 시즌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종합대회에 나선다. 김길리는 내년 2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김도영은 9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도영은 “김길리 선수가 긴장하지 않고, 하던대로 하시면 충분히 금메달을 따실 것”이라며 “2023~2024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가 2024~2025시즌에 안됐는데 다시 왕좌를 차지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 KIA의 좋은 기운을 받아서 내년에 좋은 성적을 내시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KIA는 지난달 25일 어바인으로 떠나 훈련했고, 이날 일시 귀국했다가 20일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김도영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많이 하고 와서 만족스럽다. 팀에서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은 것이 가장 좋았던 점”이라고 했다.
2024시즌 김도영은 KBO리그 최고 타자로 활약했다. 141경기를 뛰며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를 올렸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는 김도영의 차지였다.
KBO리그 최고 스타로 떠오른 김도영을 향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에이전트인 CAA 스포츠의 네즈 발레로는 어바인을 직접 방문해 김도영과 만남을 가졌다.김도영은 “사람인지라 오셨을 때 의식이 되기는 했다. 그러나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잘 알고 있다”며 “MLB에 가기 위해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지금은 팀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데 힘을 보탤 생각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는 말에 김도영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CAA 스포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소개를 해주시더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지만, 많은 실책은 ‘옥에 티’였다. 2024시즌 김도영은 30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그 중 19개는 전반기에 기록한 것이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김도영은 수비를 보완하는데 힘을 쏟았다.
김도영은 “2024시즌 후반기에 수비에서 스타트 자세를 확실히 바꿨다. 그 스타트 자세가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다”며 “바뀐 자세를 조금 더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발을 많이 움직이려고 했다. 많이 늘어서 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IA는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스프링캠프를 해야하는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전원에게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제공했다.
김도영은 “너무 편했고, 음식도 더 좋았다. 편안한 비행이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는 2차 스프링캠프에서 실전 위주의 훈련을 소화하는 김도영은 “미국 캠프와 마찬가지로 부상이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모든 선수들이 그렇겠지만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올해 목표다. 비슷한 성적이라고 거둬야 중간은 갈 것이라 생각하며 단단히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공항=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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