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에 선물 준 통일교, 유엔사무국 韓 유치 원해”

15 hours ago 2

檢, 尹사저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
‘정부 차원 조력’ 청탁 시도 판단
통일교 부인… 金측 “물건 안받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2025.04.11.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2025.04.11. 사진공동취재단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사저를 압수수색한 검찰이 영장에 통일교 고위 간부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65)에게 선물을 건넸을 무렵의 청탁 사안 5개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는 한국 내 유엔 사무국 유치와 교육부 장관의 통일교 행사 참여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와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등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며 압수수색 영장에 ‘전 씨와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 윤모 씨가 2022년 4∼8월경 공직자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윤 씨가 전 씨를 통해 통일교가 추진해온 ‘유엔 제5사무국’의 한국 유치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청탁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씨가 통일교 행사인 ‘서밋 2022 & 리더십 콘퍼런스 행사’에 교육부 장관을 참석시키려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통일교가 주최해 매년 진행된 이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전현직 의원들이 주로 참여한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4.12.19. 뉴스1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4.12.19. 뉴스1
영장에는 통일교의 보도전문채널 YTN 인수 추진,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 지원, 윤 전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명단 등재 등의 청탁 항목들이 적혀 있었다. 김 여사 측은 “통일교에서 건넨 물건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통일교 관계자는 “교단 차원에서 그러한 요구를 한 적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전 씨가 윤 씨로부터 2022년경 김 여사 선물을 명목으로 샤넬 백과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그라프), 인삼 등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윤 씨의 아내이자 전 통일교 세계본부 재정국장이었던 이모 씨도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 씨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 국민의힘 당내 경선 과정에서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전 씨와 예비후보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2일 사퇴했다. 윤 의원은 “(보좌진의) 행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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